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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 예금 나왔다는데…지금 갈아타면 얼마 이득?

정두리 기자I 2022.10.24 05:30:00

[돈창]한달전 1억예금 해지 후 재가입시 100만원 이익
3천만원 예금 갈아타면 총 이자 100만원 넘길 수 있어
전문가 “예금 갈아타기 유리하지만, 3개월 넘으면 비추”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기예금, 깨야하나 말아야 하나...”

직장인 김영근(36)씨는 최근 가입했던 1년 만기 3% 중반대 정기 예금을 해지했다. 같은 은행의 동일한 예금 상품이 한 달 새 1% 포인트(p)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예금을 재가입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김씨는 “복잡한 우대조건 없이 예금 금리가 오르고 있어 주저없이 갈아타기를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성호(34)씨도 이달 초 들었던 1년 만기 3% 후반대 정기 예금을 해지하고 아예 다른 은행의 예금 상품으로 갈아타기로 했다. 새로 거래를 튼 은행은 연 최고 4.60% 금리를 제공한다고 해 이자수익 차이가 제법 컸다. 최씨는 “고금리 예금 상품을 갈아타면서 주거래은행도 바꿀까 생각중”이라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고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5%에 육박하자 ‘예금 갈아타기’ 고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기존 예금 해지로 인한 이자 손실액을 감안하더라도 신규 가입한 정기예금에서 추가로 수령할 수 있는 이자금액이 더 높아서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예금 갈아타기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예금 금리 5% 근접…1억 예금에 이자수익 ‘400만’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4.39~4.68로 집계됐다. 한은의 빅스텝 단행 이전인 지난 11일과 대비해 열흘 만에 상단이 0.14%포인트, 하단이 0.2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보다 앞선 9월 1일 집계된 연 3.35~3.50%과 비교하면 상단이 1.18%포인트, 하단이 1.04%포인트 상승했다. 두 달도 되지 않아 예금 금리가 1%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현재 연 4.60%다. 한 달여 전인 지난달 14일(연 3.55%)과 비교하면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우리은행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지난 13일부터 19개 정기예금과 27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상했다.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연 4.66%를 적용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도 별다른 우대조건 없이도 연 4.68% 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20일부터 예·적금 총 29종 금리를 최대 0.95%포인트 인상했으며, 국민은행도 같은날 예·적금 금리를 최대 0.60%포인트 올렸다.

그렇다면 예금 해지 후 갈아타기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얼마나 될까. 기존 정기예금의 보유기간이 한 달 안팎으로 짧다면 이자 손실액이 있더라도 신규 가입한 정기예금에서 추가로 수령할 수 있는 이자금액이 더 높다.

1억원 대 규모의 예금을 갈아타면 100만원 가량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씨가 지난달 14일 1억원을 1년 만기로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당시 연 3.50%)’ 상품에 가입했다고 치자. 만기시 이자과세(15.4%)를 떼고 수령할 수 있는 이자는 296만1000원 수준이다. 하지만 이를 중도해지하고 지난 18일 기준 시중은행에서 가장 금리가 높은 WON플러스예금(연 4.65%) 금리 예금을 재가입할 경우 중도이자를 빼더라도 수령 이자는 393만3900원에 이른다. 예금 갈아타기로 100만원 가까이 이자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셈이다.

이보다 규모가 적은 3000만원 예금을 갈아탄다고 가정하면 어떨까. B씨가 지난달 13일 3000만원을 1년 만기로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당시 연 3.55%)’ 상품에 가입하면 총 수령할 수 있는 이자는 90만990원으로 100만원에 못 미친다. 하지만 이를 중도해지하고 지난 18일 기준으로 금리 제공이 연 4.55%인 해당 예금을 재가입하면 중도이자를 제외한 수령 이자는 115만4790원이다. 만기가 한 달이 늘어났지만 이자 수익은 25만원이 넘는다. 물론 이 기간 금리가 더 높게 설정된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으로 가입하면 이자 수익은 보다 높다. 단 이들 사례의 중도해지이율은 기간별로 상이하다.

◇전문가 “예금 갈아타기 유리하지만, 3개월 넘으면 비추”

다만 전문가들은 예금을 가입한지 3개월이 넘었다면 다른 상품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갈아타기는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정기예금을 중도 해지할 경우 통상 납입 기간에 따라 이자율은 기본금리(우대금리 제외)의 50∼80%만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약정금리에서 기간별로 ‘차등률’을 적용해 금리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사별로 상이하지만 통상 시중은행의 차등률은 예금 가입 후 3개월 이상 해지 시 50%, 6개월 이상 해지 시 70%, 9개월 이상 해지 시 80%, 11개월 이상 해지 시 90%가 적용된다.

예컨대 3%대의 정기 예금 중도 해지 시기가 3개월 이상이면 이자율은 기존 금리의 절반인 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중도 해지 시기가 가입 후 1개월 미만이라면 0.1% 수준에 그친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부지점장은 “과거에는 한 달 정도 단기간에 해지하고 다시 가입하는 게 별 의미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예금 금리가 5%를 앞둔 시점에는 1년 만기 상품의 경우 중도 해지 후 재가입이 유리하다”고 추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가입 기간이 3개월이 지났다면 해지는 비추천”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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