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인체에 유해한 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음식물이 높은 온도와 습도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식중독 발생의 위험이 커지게 된다. 그렇다 보니 식중독은 여름철에만 조심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여름철이 아니더라도 식중독은 항상 조심해야 할 질환이다. 특히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여름 못지않게 식중독 발생 건수가 많기 때문에 음식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5년(2015년~2019년)간 평균 식중독 발생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가을철(9~11월)에 발생한 식중독 발생 건수는 8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름철(6~8월)에 발생한 108건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평균 환자 수 역시 가을철이 2,082명으로 2,730명을 기록한 여름철 다음으로 많았으며, 그 뒤로 봄(1,530명)과 겨울(532명)이 뒤를 이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은 여러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는 식중독의 원인균은 황색 포도상구균과 살모넬라균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은 세균 자체가 아니라 황색 포도상구균이 만들어낸 엔테로톡신이라는 독소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세균은 열에 의해 없어지지만 독소는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음으로 의심스러운 음식은 익혀서라도 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에는 항생제가 듣지 않으며 충분한 수분 및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 최선이다.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은 충분히 익히지 않은 동물성 단백질 식품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을철 야외활동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게 되면 계란을 활용한 음식이 많이 포함되는데, 계란 껍질에는 살모넬라균이 있을 수 있어 조리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계란은 껍질에 금이 가지 않은 것을 사용해야 하며 보관은 반드시 냉장 보관하는 게 좋다. 살모넬라균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65도 이상에서 30분 이상 음식을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면 식중독을 피할 수 있다.
식중독이 발생하면 우리 몸은 구토나 설사 등을 통해 독소와 세균을 체외로 배출하는 방어기제를 작동한다. 이때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물이나 이온 음료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이 좋고 체력 소모를 최소한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보통 이틀 안에 증상이 완화되지만, 증상이 계속된다면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세란병원 소화기센터 김우종 과장은 “가을철 야외활동을 위해 도시락을 섭취한 뒤 식중독 증상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야외에서 섭취하는 음식은 여러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더욱 위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락은 조리 이후 4시간 이내로 섭취하는 게 중요하며 조리된 음식은 아이스박스에 담아 10도 이하로 보관해야 한다”며 “식사 전 손과 식기 도구를 깨끗이 씻고 식사 이후 식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지시를 따를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