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그룹(기존 유사 상장사)보다 기업가치가 낮게 매겨진 기업이나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이 작은 공모주에는 돈이 몰린다.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6월 IPO 시장 역시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를 선호하는 추세가 지속되며, 공모기업 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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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 코스닥 상장·수요예측 줄줄이 대기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기업은 진영(1일)을 필두로 나라셀라(2일), 마녀공장(7일), 큐라티스(15일), 프로테옴텍(16일), 이노시뮬레이션(미정) 등 현재까지 파악된 기업만 6개에 달한다. 이중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 이노시뮬레이션은 5월 말과 6월 초에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필에너지와 파로스아이바이오, 알멕, 오픈놀, 버넥트, 에이엘티 등도 내달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6월 초 상장 기업들은 기관과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두 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 2~3월 상장 첫날 따상에 성공하거나 따상을 찍고 강세를 보였던 기업들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경쟁률 모두 1000대 1을 넘어선 공통점을 가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달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며 기업 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유력한 따상 후보 종목으로는 진영과 마녀공장이 꼽힌다. 고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전문기업 진영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59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희망 가격 범위(3600~4200원) 최상단보다 약 20% 높은 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청약에선 1452.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3조8600억원에 달하는 청약증거금이 모였다.
마녀공장 역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흥행을 이어갔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1800.47대 1을 기록하며 공모희망 가격 범위(1만2000~1만4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 청약에선 1265.33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약 5조613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 모았다. 특히 마녀공장은 수요예측 단계에서 올해 IPO 기업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나라셀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요예측에서 179대 1의 경쟁률로 공모희망 가격 범위(2만~2만4000원) 최하단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일반청약 경쟁률 역시 4.84대 1에 그쳤다.
◇시장 친화적 중소형주 선호 여전할 듯
진영과 마녀공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건 IPO 흥행 보증 요건인 시장 친화적 공모구조를 갖췄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각각 855억원, 2621억원으로 3000억원 미만 중소형 공모주에 해당한다. 상장 후 유통가능한 주식은 나라셀라가 17.1%로 낮지만, 진영은 30.24%로 높은 편이다.
다만 진영의 경우 희망공모가를 상장 예비심사 당시보다 30% 이상 낮춘 게 투자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라셀라가 기업가치 산정에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포함하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게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흥행 부진의 결정타가 됐다.
내달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도 투자자 친화적인 구조인지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전망이다. 내달 13~14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필에너지는 2차전지 생산의 핵심 설비인 스태킹 장비를 주요 생산한다. 삼성SDI(006400)와 공동 개발에 성공한 이후 안정적으로 스태킹 장비를 양산하고 있다. 공모 주식수는 총 281만 2500주로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6300~3만원, 총 공모금액은 740억~844억원이다. 공모가 확정 후 내달 19~20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사로 내달 13~14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20~21일 일반청약이 예정돼 있다. 총 140만주를 모집하며 희망공모가는 1만4000~1만8000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이달 말에는 백신 개발 전문업체인 큐라티스와 체외진단 의료기 전문업체 프로테옴텍이 각각 이달 말 수요예측, 내달 초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24일 상장한 시총 5000억원 규모 중대형급 공모주 기가비스가 수요예측·일반청약 흥행몰이, 상장 첫날 주가 상승 마감에 따라 피어그룹 대비 가격 메리트가 있는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재확인해줬다”며 “6월 IPO 시장은 지난 2~3월과 마찬가지로 알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