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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가 성사되면 VI금융투자는 오아시스 거래소의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코빗 지분 투자에 나서는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거래소 주요주주로 참여하는 국내 두 번째 금융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오아시스는 지난 2018년 설립된 가상자산 거래소로, 약 5만 명 이상의 국내외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체불가토큰(NFT) 마켓 플레이스와 가상자산 예치·채굴 서비스 등 신규 비즈니스 역량을 다져왔다. 올해 1월 말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신고수리를 받으면서 지분 매각 작업도 탄력을 받았다.
오아시스 거래소는 올해 초부터 국내 상장사들 입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가상자산 사업 다각화 역량을 갖췄음에도 타 거래소 대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하면서다.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제조사부터 미디어콘텐츠 기업, 게임사 등이 공격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했을 정도다. 이러한 인기에도 오아시스 측은 가상자산 기반 금융 생태계 조성 및 은행 실명계좌 확보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융 기업을 우선순위로 두고 협상을 진행해왔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이번 투자로 VI금융투자는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금융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뱅커스트릿PE가 하이투자선물 등을 사들여 이름을 바꿔 달은 선물사로, 출범 당시부터 ‘글로벌 금융 플랫폼’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증권업 진출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를 위해 JT캐피탈과 JT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등 영역 확장에 힘을 쏟아 붓기도 했다.
이번 투자는 특히 국내외 금융권이 디지털자산 수탁부터 증권형토큰공개(STO), 탈중앙화금융(디파이) 등을 통한 사업 확장에 나선 가운데 이뤄진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월가 대형은행 중 최초로 비트코인 장외 파생상품 거래를 시작했고, 시티그룹은 현 이사진이 약 2조원 규모의 가상자산 펀드 결성에 합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래에셋과 삼성증권 등이 STO 개발 및 관련 사업 전략을 짜기 위해 TF를 꾸리거나 인재 영입에 한창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신생인 VI금융투자가 이들 사이에서 한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경쟁력을 가져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상자산 기반의 유연한 금융 상품은 (VI금융투자가)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는데 큰 발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