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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유가가 낮아지고 있다. 대단하다. 미국과 전 세계를 위한 대규모 감세와 같은 것이다. (배럴당) 54달러를 즐겨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를) 더 낮추자”며 사실상 사우디에 저(低)유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해 사우디 정부를 옹호·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면서 거센 후폭풍에 직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죽음에 대한 모든 진실은 영원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 일에 관여돼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쨌든 미국은 사우디와 함께 간다”고 선언했다.
이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난 여론’이 압도적이다.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나는 이것은 ‘사우디아라비아 퍼스트’이지 ‘아메리카 퍼스트’가 아니라는 걸 상당히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친(親) 트럼프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사우디 왕실 일원들까지 포함해 모든 문명화된 규범을 거스르는 이 야만적 행위에 대해 무거운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 강력한 초당적 지지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은 ‘카슈끄지 살해를 사주한 인물은 사우디 왕세자’라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자체 판단과도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 워싱턴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대선 개입 사건 때에 이어 또다시 정보기관과 ‘엇박자’를 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와 관련, 반 트럼프 매체인 CNN방송은 “트럼프의 사우디 지지는 ‘미국 우선주의’ 독트린의 야만성을 부각해주는 것”이라며 이번 성명으로 인해 ‘트럼프 독트린’의 민낯이 발가벗겨졌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