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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힘껏 수축해서 좌심실내의 혈액을 대동맥으로 밀어 올린다. 좌심실이 힘껏 수축할 때 대동맥 판막은 활짝 열려서 혈액이 쉽게 대동맥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고, 반면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있는 승모판막은 단단히 닫혀서 좌심실에서 짜 내는 피가 다시 좌심방으로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해준다.
이런 역할을 하는 판막이 닫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혈액이 제자리에서 맴돌게 되는 질환을 ‘판막부전’이라고 한다. 밀어냈던 혈액이 다시 돌아오고, 돌아온 혈액을 다시 짜내야 하는 심장은, 무거운 바위를 끝없이 밀어올려야 하는 시시포스 왕과 같은 운명이다. 다시 돌아오는 혈액의 양이 많지 않으면 심장은 잘 견딘다. 하지만 그 양이 많아지고 지속 시간이 길어지면 심장은 차츰 지쳐가게 되고, 심장이 지쳐갈수록 심장은 짜내지 못한 혈액 때문에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판막 부전이 있는 사람의 심장은 커지게되는데, 심한 경우 소의 심장만큼이나 커진다고 해서 ‘cor(심장) bovis(소)’라고도 한다.
심장이 수축력이 떨어지면서 늘어나면 원상태로 회복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심장이 너무 늘어나기 전에 판막 기능을 회복시켜줘야 한다. 판막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방법은 원래 판막의 형태를 바꾸어 기능을 잘 하게하는 ‘판막성형술’, 망가진 판막을 제거하고 새로운 판막을 이식해주는 ‘판막치환술’이 있다. 판막치환술은 특수 합금으로 만든 금속판막으로 치환하는 ‘기계판막치환술’과 동물조직을 이용해서 만든 판막으로 치환하는 ‘조직판막치환술’이 있다.
기계판막 치환술은 수명이 반 영구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금속에 혈액이 응고되어 붙지 않게하기위해서 평생 항응고제를 투약해야하는 불편함이 있고, 조직판막은 항응고제 투약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10년에서 15년정도 사용하게 되면 판막이 망가져서 다시 수술을 해 주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어떤 방법으로 치료를 하거나, 심장이 너무 늘어나기전에, 심장기능이 잘 유지되는 상태에서 수술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수술 시기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