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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8만원대였던 LG전자 주가는 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5월 말 12만원대로 올라서며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시총 20조원을 탈환했다. 그러나 최근 가파른 하락세에 시총 규모는 다시 16조원대까지 내려왔다.
최근 주가 하락은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영향이 컸다. 게다가 하반기 가전 비수기에 IT 수요 회복도 더뎌 실적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9조9984억원, 영업이익은 6.3% 감소한 74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제너럴모터스(GM) 볼트 EV 리콜 재료비 상승분 등 일회성 비용 때문에 작년보다 줄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매출도 부문별로는 전장(VS, 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을 제외하면 모두 전년과 비교해 감소했다. 생활가전 부문인 홈앤어플라이언스(H&A) 매출은 7조9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고, TV사업을 맡은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 매출은 3조14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 줄었다. 모니터, PC 등을 담당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 부문의 매출도 1조3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대로 탑라인(매출액) 둔화가 부각됐다”며 “3, 4 분기 역시 가전 수요 악화로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해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전장사업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가 부각되면 주가가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는 판단도 제기된다. 가전 사업 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도 남아 있다. H&A 부문은 2분기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고, HE 부문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9% 늘었다. VS 부문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했고, 일회성 비용에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 원가 관리와 브랜드 경쟁력을 통한 마진 확보에 주목해야 한다”며 “VS 부문은 연말 100조원의 수주 잔고를 통한 매출 확대를 지속할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LG전자는 가전 사업의 상고하저 실적 계절성보다는 전장 사업의 장기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