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둑'...관절 소리, 진짜 곡소리와 이렇게 달라요?

이순용 기자I 2022.10.09 07:42:1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직장인 A씨(45)는 관절 건강을 자부해 왔지만, 가끔 무릎에서 ‘뚜두둑’ 소리가 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아직 이렇다 할 통증이 없어 병원을 찾지는 않았지만 40대에 접어들면서 이따금 관절에서 나는 소리가 노화나 질병을 알리는 신호는 아닐까 신경이 쓰인다. 무릎을 움직일 때 나는 소리가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무릎 내에 이상이 없는 경우로 안심해도 된다.

관절이 꺾였다 펴지면서 소리가 나거나 관절 내 구조물들의 마찰로 소리가 날 수 있다. 관절 소리가 난다며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 다수는 힘줄과 관절 구조물의 마찰음 또는 손가락을 꺾을 때 ‘딱’하고 관절 사이 공기가 빠지며 나는 소리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원장은 “통증 없이 느끼는 소리의 대부분은 관절 주위를 지나는 인대나 힘줄이 관절면의 뼈연골 모서리나 볼록한 부분과 마찰을 일으키거나 넘나들면서 툭툭 소리가 난다”라며 “무릎 질환이 있을 때 나는 소리는 무릎 관절강 내의 유리체, 골관절염으로 소리뿐 아니라 통증이나 기능장애를 동반한다”라고 설명했다.

무릎에서 거칠고 둔탁한 소리를 유발하며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반월상연골판 손상이나 퇴행성관절염, 추벽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반월상연골판은 대퇴골(넓적다리뼈)과 경골(정강이뼈) 사이 안쪽과 바깥쪽에 하나씩 자리한 초승달 모양의 연골이다. 반월상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에서 뭔가 걸리는 소리가 날 수 있다. 연골판 파열은 주로 운동 중 부상이 많으며, 한번 찢어진 연골판은 재생되지 않고 계속해서 손상되므로 무릎이 걸리는 소리와 함께 통증을 느꼈다면 병원을 찾아 조기에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무릎에서 거친 소리가 난다면 연골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 연골이 닳아 없어진 퇴행성관절염은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딱’ 소리가 난다. 무릎 관절 내 연골 조직이 약해지는 연골연화증, 즉 퇴행성관절염의 전 단계부터 거친 소리가 날 수 있다.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마다 기분 나쁜 소리가 나기도 한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하는 기능을 하는 연골은 원래 매끈하고 단단한데, 이런 연골이 연약해지고 심한 경우 갈라진다. 또 퇴행성관절염이 중기 이상으로 심해졌을 때 연골이 벗겨져 노출된 뼈가 마주치면서 발생되는 염발음이 있는데 마치 뼈가 부딪히는 듯한 소리가 난다.

간혹 끌리는 소리는 무릎 안쪽의 막이 두터워져 관절을 움직일 때 마다 막이 관절에 끼어서 난다. 뛰거나 걸을 때마다 무릎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반복되면 혹시 무릎이 상했나 싶어 병원을 찾게 된다. 엑스레이를 찍어봐도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추벽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추벽증후군은 무릎 속 연골 측면의 얇은 막인 추벽이 부어 연골면을 손상시키고, 이로 인해 통증과 마찰음이 생기는 질환이다. 추벽증후군이 생기는 원인은 극심한 운동이나 무게의 압박과 자극이다. 단시간에 몸무게가 늘었거나 갑자기 체중이 실리는 운동을 하게 되는 경우, 오랜 시간 격렬한 운동을 할 때 특히 발생하기 쉽다.

무릎 외에도 발목에서 관절 운동 시 거골 연골 주변에서 활액막이나 연골이 닿으면서 소리가 날 때도 있다. 여러 관절이 움직이며 위치를 찾아가거나 주변 힘줄이 뼈의 돌출부위나 점액낭 부위를 스치면서 지나갈 때 소리가 나기도 한다. 앉았다 일어날 때, 걸을 때 골반 옆 허벅지 주변에서 소리가 난다는 사람도 있다. 뼈가 튕기거나 골반 옆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발음성 고관절 문제일 수 있다. 삐딱하게 앉거나 다리 꼬기, 양반다리가 습관화되거나 잘못된 자세로 오래 걷고 달리면 장경인대에 무리를 주게 된다. 이 경우 장경인대가 변형되면서 대퇴골의 툭 튀어나온 대전자와 부딪혀 ‘두둑’ 소리를 낸다. 대부분 통증을 동반하지 않지만 아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우리 몸을 지탱하는 허리도 움직일 때 소리를 낸다. 척추 중 허리에 해당하는 요추에서 나는 소리는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추간판(디스크)에서 공기가 빠지면서 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통증이 없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간혹 ‘우두둑’ 소리가 나도록 허리를 과도하게 돌리면서 풀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요추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처럼 관절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몹시 신경이 쓰일 수 있다. 통증이 없더라도 소리가 거슬린다면 근육 운동이 도움이 된다. 실제 몸에서 나는 소리는 주변 근육에 묻히면서 줄어들기도 한다. 소리가 신경이 쓰인다면 허벅지 대퇴사두근 운동이나 발목 부위는 밴드를 이용한 인대, 힘줄 강화 운동을 추천한다. 스트레칭을 습관화해 관절 주변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도 좋다.

‘우두둑’...관절 소리, 진짜 곡소리와 구분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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