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일 거라 짐작하고 어머니와 함께 병원을 찾은 정 씨는 ‘추간공협착증’이라는 진단에 어리둥절했다. 추간공협착증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에 비해 다소 생소한 질환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척추에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척추관을 빠져 나오는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공간인 추간공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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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추간공협착증은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호전되는 척추관협착증과는 달리 자세에 따른 통증 변화가 없다. 추간공협착증은 보통 걷거나 누워 있을 때는 별다른 고통을 느끼지 못하다가 앉는 자세를 취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허리에 무게가 실리면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자세와 상관없이 통증이 느껴진다는 점에서는 허리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지만 허리디스크는 증상이 있다 없다를 반복하는 반면, 추간공협착증은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면서 점점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증상 초기라면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일상 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통증이 심할 때는 신경성형술이나 감압술 같은 비수술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그런데 추간공협착증은 발병빈도가 높은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 허리디스크이나 척추관협착증으로 오인해 잘못된 진단과 치료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노년기 나타나는 허리 통증이 무거운 물건을 들을 때 심하게 나타나거나 걷거나 누워있을 때는 통증이 없으나 앉아있을 때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난다면 추간공협착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추간공협착증과 중증 척추관협착증을 동시에 앓고 있거나 하지마비 등의 중증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수술로 치료를 해야 하는 질병이므로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추간공협착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는 등 신경을 압박하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고, 한쪽으로만 물건을 드는 습관도 고치는 것이 좋다. 또 평상시 척추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인 걷기나 수영 등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