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립선 비대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130만 4,32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기록한 112만 8,989명보다 약 15% 증가한 수준으로 해마다 환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60대 환자 수가 43만 1,043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50세 이상 전립선비대증 환자 수는 총 126만 35명을 기록하면서 전체 환자의 96%가 중년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은 15~20㎖의 정도 크기의 밤톨 모양으로 소변이 지나는 요도를 감싸고 있다.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면 감싸고 있는 요도가 압박받게 돼 소변을 볼 때 불편함이 생기게 된다. 전립선비대증은 주로 오래 앉아있는 사무직이나 운전직 종사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철에는 우리 몸이 체내 열 보존을 위해 근육을 수축하는 반응을 보인다. 이때 전립선도 수축된 상태를 유지하려 하면서 요도를 더욱 압박하게 된다. 겨울철에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립선비대증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남성 호르몬 분비와 관련이 깊다. 남성 호르몬 가운데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은 전립선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다. 나이가 들게 되면 이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게 된다. 이 외에도 유전적인 요인, 비만, 고혈압 등도 전립선비대증의 위험 인자로 알려졌다.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흐르고 있는 수도가 막히는 것처럼 소변이 원활히 배출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소변의 배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진다. 소변을 다 본 뒤에도 잔뇨감이 들 수 있으며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갔지만, 소변이 나오지 않아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다. 만약 이 같은 증상들이 일시적이지 않고 빈번히 발생한다면 빠르게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가 늦어지게 되면 방광에 소변이 오랫동안 쌓이면서 부패하게 돼 방광염이 발생할 수 있고 억지로 소변을 배출하려 하다 보면 요로감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악화한다면 몸에 쌓인 요독으로 인해 급성 신부전이 발생해 치료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환자의 배뇨장애의 정도, 감염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우선으로는 약물을 통해 전립선 주변 근육을 이완하고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전립선의 비대 정도가 심해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태라면 내시경을 활용해 비대해진 전립선을 직접 제거하는 수술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세란병원 비뇨의학과 김경종 부장은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따뜻한 좌욕을 통해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을 완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기온이 낮아지면서 예전보다 소변 줄기가 가늘어졌거나 시원하게 배뇨 되지 않아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통 성인 남자의 방광은 500mL 정도의 소변을 보관할 수 있는데 전립선 비대증으로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소변이 정체되면 방광을 비롯한 신장까지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치부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