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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조숙증 치료 환자 수는 2016년 8만여 명 정도에서, 2020년 13만 명, 2021년 16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유전뿐 아니라, 서구화된 식습관 등 환경적인 요인이 점점 더 폭넓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급증하는 성조숙증 환아의 90%가 여아다. 이때 적지 않은 부모가 여아니까 남아보다 키로 인한 사회적 제약을 덜 받는다고 오해하거나, 사춘기 진행을 인위적으로 늦추는 치료가 아이에게 해가 된다는 착각에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틀렸다. 여아 성조숙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었을 때 심각한 여성 질환 문제를 겪게 될 위험이 있다. 성조숙증으로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며 조기폐경, 심혈관계질환, 심장질환, 자궁내막증, 난소암, 유방암 등을 겪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1세 이하에 초경을 한 여성이 13세에 초경을 한 여성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도가 30%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심신의 스트레스가 크고 그 영향이 불안감, 우울증 등으로 오래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여아가 빠른 초경으로 초등학교 생활 중 생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불편함이라는 말로는 담기 힘들 만큼 괴로운 것이다. 빠른 신체 변화에 사춘기의 혼란스러운 감정까지 더해져, 또래 관계, 학업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여아 성조숙증은 아이의 미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예방하고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초1~2부터는 성조숙증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혹시 성조숙증으로 판단될 때는 서둘러 전문의의 올바른 치료를 받아 성장 흐름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이 아이의 평생 건강과 행복도 잡는 길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