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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아이들의 초경은 빨라지고 있다. 중학교 무렵 초경을 시작하던 엄마 세대와는 달리 최근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 4~5학년부터 일찍 초경을 시작하여 병원을 찾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서 발행한 한 논문에 따르면, 1900년대 출생자의 경우 15~16세까지 약 50%가 초경을 경험한 것에 비해, 1980년대 출생자의 경우 13~14세까지 약 50%가 초경을 경험하게 됨으로써 1900년 ~1980년 동안 우리나라의 초경 연령은 약 2년 정도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지표로 보는 한국 여성의 재생산건강 자료에 따르면, 16.3세였던 초경 연령(1951년 ~1955년생)은 12.7세(1996년 ~2000년생)로 빨라졌다.
빠른 초경을 집에서 식이요법이나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식이요법이나 운동이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초경이 빨라지고 사춘기가 빨라지는 현상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결과다. 비만, 환경호르몬 등 수많은 요소가 관여하며, 때로 성장호르몬 결핍, 갑상샘 기능 이상 등 의학적인 도움이 시급한 질환의 문제일 수도 있다. 키가 작은 여아라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통해 사춘기를 늦춰야 더 클 기회가 있다.
초경을 늦추는 치료와 관리를 할 때는 몇 살이 아니라 아이의 키가 몇 cm일 때 초경이 시작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초등학교 2학년에 성조숙증을 진단받았더라도 아이의 키가 이미 150cm 수준으로 크다면 관리 여하에 따라 최종 키는 평균 키 이상일 수 있다. 반면, 또래 평균에 초경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초경 전 키가 130cm 정도라면 최종 키가 크게 자라기는 힘들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정기적인 성장 검사와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초경이 1년 미뤄지면 7 ~8cm 이상 더 클 기회가 있는 셈이다. 먼일이라 생각하지 마라. 키 클 기회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아이의 키 성장을 위해 힘써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