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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자아이들은 초경을 대부분 초등학생 무렵 한다. 엄마가 중학생 무렵 초경을 하던 것에 비해 초경이 점점 빨라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지표로 보는 한국 여성의 재생산건강 자료를 보면, 1951년~1955년생 60~64세 여성의 초경은 16.3세 무렵에 나타나고, 1996년 ~2000년생 15~19세 여성의 초경은 12.7세 무렵에 나타난다.
초경이 빨라질수록 키가 클 가능성은 분명히 줄어든다. 키는 만 2세 이후 1년에 4~5cm 이상 자라다가 사춘기에 급성장하고 이후 2~3년 안에 성장판이 닫히며 성장을 마무리한다. 초경은 사춘기가 거의 마무리될 때 나타나므로, 초경이 나타났다는 것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끝나간다는 뜻이다.
그러나 키 성장은 초경 전에 최대한 키를 키워놓는다면 그나마 피해의 폭을 어느 정도 줄일 수도 있다. 초2에 초경이 시작되었다 하더라도, 아이의 키가 이미 150cm 이상이라면 전문적인 관리 여하에 따라 평균 키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빠른 초경에 따른 조기폐경, 심혈관계질환, 심장질환, 자궁내막증 등 여성건강에 있다. 여성의 초경은 빨라지고 결혼 및 출산 연령은 늦어지니 갈수록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며 생기는 문제다. 성인이 된 후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생리통과 골반통을 겪을 수 있고,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난소암과 유방암의 발병률도 높아지며, 심혈관계질환의 발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아이가 겪게 되는 정신적 타격도 무시할 수 없다. 초등학생의 미숙함으로 빠른 초경을 학교에서 감당해야 하는 엄청난 스트레스는 불안감, 우울증, 면역력 약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대가 달라졌다. 빨라진 초경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초경이 1년 미뤄지면 7~8cm 이상 키는 더 크며, 무엇보다 난소암, 유방암 등의 위험까지 낮출 수 있다. 키 성장과 여성건강이라는 두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초경을 최대한 지연할 수 있도록 예방적 관리에 적극적이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