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삼성 파업은 절대 안 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삼성전자 노사가 중부 중재에도 사후조정에 실패하자 본인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파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어떠한 경우라도 원칙 있는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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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부총리의 언급은 어떻게든 파국은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앞서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은 “일부 조직노동자가 자기만 살겠다고 부당한 요구, 과도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에게 지탄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에게도 큰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말했고, 이는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 충분히 갖춰
이 때문에 산업계와 학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노동조합법상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다. 쟁의행위가 국민의 일상 생활을 위태롭게 하거나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예외적인 조정 절차다. 긴급조정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30일간 파업 등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발동 요건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일 때 △그 규모가 크거나 성질이 특별한 것이어서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저할 때 등이다.
산업계와 법조계 등에서는 삼성전자 총파업은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충분히 부합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장 국민 경제에 미칠 손실부터 천문학적이다. 노조 자체 추산에 따르면 총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만 해도 20조~30조원에 달한다. 그 이상이라는 여러 기관들의 분석도 많다. 또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7%에 달한다. 총파업이 한국 자본시장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특별한 성질’ 요건도 충족한다는 분석이 많다. 반도체는 한 번 가동을 중단하면 재가동까지 수주가 걸리는 특수성이 있다. 2007년 기흥캠퍼스 4시간 정전 당시 약 400억원, 2018년 평택캠퍼스 30분 미만 정전 당시 약 500억원의 피해가 각각 발생한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18일 이상 총파업의 피해는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산업계 한 인사는 “엔비디아, AMD 등 빅테크 고객사들은 공급망 회복탄력성을 핵심 평가 항목으로 삼고 있다”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곧바로 글로벌 시장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노사 갈등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전 세계 주요국들이 반도체를 경제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현실 역시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부합한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중 핵심으로 떠오른 메모리 반도체를 제때 공급하지 못해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가할 경우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대한항공 전례 참고할 만
긴급조정권 발동 전례는 많지 않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차 파업, 2005년 7월과 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네 번뿐이다. 중노위 측 역시 “검토하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전례들을 살펴보면 이번에는 얼마든지 정부가 결단을 내릴 수 있어 보인다.
특히 1993년 현대차 파업 사례는 의미가 있다. 당시 현대차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 노조와 함께 6월부터 연대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한 달 넘게 장기화하면서 자동차, 조선 등 핵심 수출 산업의 생산이 마비되자, 김영삼 정부는 7월 20일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그 직후 노사 양측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 사태가 마무리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긴급조정권이 국가 핵심 산업 보호 장치로 기능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2005년 사례 역시 시사점이 크다. 노무현 정부는 친노동 기조를 유지했음에도 두 항공사의 조종사 노조 파업이 국가 물류망과 휴가철·연말연시 국민 일상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당시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데다 자율교섭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결단을 내렸다. 2005년 대한항공 파업 때 피해액인 2063억원 정도였다.
또 다른 산업계 인사는 “노사 자율 협의가 우선이라는 원칙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여러모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국가적 피해가 뻔한 만큼 정부가 법적 장치를 통해 개입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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