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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반격에 푸틴, 군 동원령 발동…30만명 소집 예정

김윤지 기자I 2022.09.21 16:48:20

푸틴 러 대통령, TV 연설서 밝혀
군대 복무 유경험자 중심, 순차적 소집
"기세 바뀔지는 미지수, 문제는 무기"
돈바스 등 친러 임시 행정부 지지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군 부분 동원령을 발동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30만명의 예비군이 동원될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 나서 “러시아의 영토 보전이 위협받는다면, 우리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이것은 허풍이 아니”라면서 이처럼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동원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의 첫 동원 명령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서방이 핵 협박을 계속하면 러시아는 모든 거대한 무기의 힘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술핵 또는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특수 군사작전’으로 규정하며 그동안 동원령 발령 없이 군사작전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영토를 수복하기 시작했고, 러시아가 차지했던 자국 영토의 10% 이상을 탈환하자 러시아도 입장을 바꾼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부분적 동원에 대한 법령에 서명을 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병력, 군수 물자 등에 있어 강제 동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 이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국영TV와 인터뷰에서 군대 복무 경험이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약 30만명의 예비군이 동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월 전쟁 시작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18만명을 집결시켰다고 추정하고 있는데, 쇼이구 장관이 언급한 병력 규모는 그 2배에 가깝다. 쇼이구 장관은 해당 규모의 예비군이 한꺼번에 동원되지 않으며, 군대에서 복무한 적이 없는 학생 등은 이번 동원령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입 병력 증원이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무기거래분석센터(CAWAT)의 이고리 코로첸코 소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규모를 늘린다고 해서 기세를 뒤집을 수는 없다”면서 “문제는 병력의 규모가 아니라 그들에게 무기와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목표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해방’ 시키는 것이며, 러시아의 통제 하에 있는 지역 대부분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의해 통치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남부 헤르손주, 자포리자주 지역 등 친러 임시 행정부가 이달 23~27일로 추진 중인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당초 친러 지역의 주민투표는 보류되고 있었으나 우크라이나군의 공세가 이어지자 이번 주 초 푸틴 대통령은 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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