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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떨치지 못한 것은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미국 증시를 강타한 까닭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수익률)는 장중 연 1.619%까지 떨어지면서 2년물 미 국채 금리(연 1.628%)를 밑돌았다. 2년물 금리가 10년물 수익률을 웃돈 것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통상 자금이 오래 묶이는 장기채권의 금리는 단기채권의 금리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둘의 수익률이 역전됐다는 건 그만큼 장기적 경기전망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보통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1~2년 사이에 경기 침체가 와서 시장에선 일종의 경기침체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실제 2007년 6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다.
12년 만에 처음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서 미국 증시 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 등 전세계 증시가 흔들렸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3% 안팎의 폭락으로 마친 데 이어, 15일 니케이225는 1.2%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한국 증시는 광복절로 휴장해 ‘R의 공포’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이튿날인 16일 코스피 지수가 0.58% 떨어지며 충격을 다소 흡수했다.
다만 이런 상황을 과대 해석하는 건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옐런 의장은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을 경기 침체 지표로 신뢰하는 것이 이번엔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 국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은 시장의 경기 전망의 요인 외에도 여러 요인이 있고, 이번 역전 현상이 과거보다 덜 정확한 경기침체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장기채와 단기채 사이의 수익률 차가 워낙 축소된 상황이라 역전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고 이전에도 지적한 바 있다.
옐런 의장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예전보다 침체 가능성은 확실히 더 커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장단기 금리 역전 그 자체보다,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계속 이어지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과 경기 침체 간에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여전히 명확하게 단정하긴 어렵다고 알려진 만큼 역전 이후 통화당국 차원의 대응 등을 보다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금리가 역전됐다는 사실 보다는 추후 역전이 지속되는 기간 등을 더욱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옐런 의장은 지금의 장단기 금리 역전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시장을 달래려 애써봤지만, 주식시장은 급락하며 놀란 마음을 미처 가라앉히지 못한 모습이다. 과연 옐런 의장이 말한 대로 이번에도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해갈 수 있을지 시장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