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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락에 전기차 인기 시들?…배터리·테슬라株 하락

고준혁 기자I 2020.03.09 18:49:27

센트랄모텍·우리산업·삼성SDI·LG화학, 7%대 하락
저유가 고착시 전기차 의구심…"대세엔 지장 없다" 반론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추가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유가가 폭락하자 전기차·배터리 관련주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보다 내연기관 차량 구매를 더 선호할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사진=연합뉴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센트랄모텍(308170)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7.21% 내린 3만1550원에, 코스닥 업체인 우리산업(215360)은 7.04% 내린 2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 테슬라에 전기차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이다. 배터리 관련주인 삼성SDI(006400)와 LG화학도 각각 6.79%, 6.50% 떨어져 29만5000원, 37만4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가 4.19%, 코스닥이 4.38% 하락 것에 비해 낙폭이 큰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도 703.48달러를 기록해 전거래일 대비 2.91% 하락했다.

전기차주 하락은 저유가로 유류비 등 유지비가 적게 드는 전기차의 장점이 사라져 전기차 판매량에 부정적일 것이란 견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1%(4.62달러) 떨어진 41.28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OPEC 플러스)가 같은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추가 감산안을 논의했지만 러시아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가 폭락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유가 하락 시 전기차 관련주도 같이 내리는 일반적인 패턴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나온다. 감산 합의에 실패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시장점유율(M/S)을 높이기 위한 증산 계획을 갖고 있어, 추가적인 유가 하락은 물론 저유가가 고착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럴당 20달러 유가 시대가 오면 전기차 산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전기차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고 유럽 국가의 친환경 정책이 강화하는 등으로 저유가가 전기차 산업의 위기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실제 중국승용차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탄소배출 규제가 있는 유럽에선 지난 1월 완성차 판매가 역성장한 데 비해 전기차 판매는 123.3% 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하나의 요인일 뿐 전기차 전환이란 대세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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