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주주연합' 강성부 "'먹튀, 구조조정, 조현아 경영복귀' 절대 없어"(종...

이승현 기자I 2020.02.20 17:38:39

20일 기자간담회 열고 의혹 해명 및 조원태 비판
"장기간 기업 가치 올린 뒤 정당하게 이익 얻겠다"
김신배 "전문가는 한진 임직원..그들 지원하는 게 제일"
한진 경영실패 지적·처방전은 과거 주장 그대로 반복

강성부 KCGI 대표(가운데)와 3자 연합이 내세운 사내이사 후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왼쪽)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승현 송승현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손잡고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을 결성한 강성부 KCGI 대표가 입을 열었다. 자신과 주주연합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과 우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실패 책임을 인정하고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기존부터 해온 주장을 되풀이했을 뿐 새롭게 들고나온 카드는 없었다. 그는 확실한 근거 없이 “이번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공언해 ‘속 빈 강정’이라고 평가도 받았다.

◇“주주연합, ‘먹튀’말고 끝까지 가자고 도원결의한 것”

강 대표는 20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아껴뒀던 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우선 ‘먹튀’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강 대표는“KCGI를 엘리엇과 비교하며 ‘투기자본’과 ‘먹튀’라는 비난을 많이 한다. 엘리엇과 가장 큰 차이는 주요 펀드의 만기가 14년이 넘는 등 ‘타임 호라이즌’(참여기간)이 길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기업 체질을 개선해 가치를 올린 뒤 정당하게 이익을 얻겠다”고 말했다. 또 주주연합에 대해서도 “(한진그룹이) 잘 될 때까지 ‘먹튀’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자는 도원결의를 한 것”이라며 “저희는 긴 시간동안 서로의 계약을 깰 수 없도록 합의했다.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한진칼 주식담보 대출과 관련한 입장도 내놨다.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고금리 대출을 받아 상환 압박을 받고 있는 KCGI가 단기간에 엑시트(주식을 팔고 나가는 것)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해명한 것이다. 그는 “알려진 것처럼 고금리가 아니다. 영구채 금리보다 싸다”며 “주식담보 대출 비율도 20%가 안된다. 주택담보대출로 치면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20% 이내다. 이 정도를 가지고 부실 대출이라고 얘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계속해서 자금이 들어와 별 문제가 안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조현아 전 부사장이 그룹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을 포함한 주주연합은 경영에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며 “주주연합 모두가 마음을 비우자는 측면에서 합의가 됐다. 주주들은 주주로서 일만 하자는 것이 합의의 골자”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구조조정 절대 없을 것..사람은 소중한 자본”

주주연합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갖게 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라는 대한항공 노조 등의 우려와 관련해 그는 개인적 소신임을 전제로 하면서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KCGI가 과거 투자한 현대시멘트와 이노와이어리스에서 구조조정 없이 재기에 성공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강 대표는 “사람은 비용이 아닌 소중한 자본이다. 경쟁력 강화와 튼튼한 사업구조로의 전환으로 (오히려)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주연합이 추천한 이사진 후보들의 항공전문성 부재 논란에 대해서는 이사진 후보 중 한명으로 함께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답했다. 그는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는 현장에서 일하는 한진그룹 임직원들”이라며 “앞으로 공부도 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대표는 연간 적자가 5000억원에 달했다가 2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일본 항공사인 재팬 에어라인(JAL)의 사례를 들었다. JAL을 정상화한 것은 항공 전문가가 아닌 공대 출신의 IT 전문가였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경영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을 구성한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현아·반도건설 측 간담회 참석 안해 ‘빈축’

강 대표는 이어 한진그룹의 총체적 경영 실패에 대해 현 최고경영자인 조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한진칼 및 대한항공의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적자는 1조 7414억원에 달한다. 이는 경영진의 독단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 이뤄진 잘못된 투자에 기인한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한진해운 인수를 들었다.

하지만 강 대표가 제기한 한진그룹의 부채비율 문제 등 경영 실패와 관련된 지적은 과거부터 계속해서 해 온 얘기를 반복한 것이다. 또 한진그룹의 경영정상화 방안 역시 구체적인 내용 없이 두루뭉술한 내용으로 채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뭔가 새로운 내용과 제안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동안 해왔던 얘기의 종합판으로 그쳤다”며 “주주들과 임직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더 이상의 카드를 갖고 있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평가했다.

또 주주연합 중 한축인 KCGI만 간담회에 참석하고 나머지 두축인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 측이 참석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은 입장자료를 통해 “주주연합의 이번 기자간담회는 명확한 비전도, 세부적인 경영전략도 제시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행사라고 평가한다”며 “또한 견강부회식으로 현 경영상황을 오도하는 한편, 논리적인 근거 없이 당사 최고경영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는 점 또한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 한진, 코로나19로 택배 호조지만 항만은 부진 -대신 - 대림산업, 제2의 한진칼 기대감…주가 고공행진 이어갈까 - 국민연금, 한진·대한항공 지분율 축소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