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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하지 마!” 비명에 화면 흔들림…생중계된 유튜버 살인

권혜미 기자I 2024.05.09 21:13:23

9일 부산서 발생한 흉기 피습사건

사진=채널A 캡처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부산 연제구 법조타운 앞에서 발생한 유튜버 살인 사건이 당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던 피해자에 의해 온라인 생중계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2분께 부산 연제구 법조타운 앞에서 50대 남성 A씨가 5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모두 전직 조폭을 자처하던 유튜버였다. A씨는 약 9000명, B씨는 약 5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부산지법과 부산지검 건너편에 있는 곳으로, 피해자 B씨는 법조타운과 부산지법을 잇는 교차로 횡단보도 인근에서 습격당했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여만에 숨졌다.

사진=채널A 캡처
채널A 등을 통해 공개된 현장 영상에 따르면 당시 B씨는 부산 지방법원으로 가는 과정을 실시간 라이브로 생중계했다. 기차를 타고 택시로 갈아타는 등 동선이 전부 공개돼 위치를 아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던 중 B씨는 부산지방법원을 앞에 두고 갑자기 “하지 마!”라는 비명을 질렀다. B씨가 카메라를 떨어뜨리며 방송은 끊겼다. 알고보니 B씨의 방송을 보며 행선지를 파악해둔 A씨가 차에서 기다리다 흉기로 공격하고 도망친 것이었다.

두 사람은 B씨가 3년 전 자신의 SNS에 공개한 여자친구 모습을 A씨가 비하한 문제로 갈등을 겪었고, 명예훼손과 모욕 등 수십 건씩 고소를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도 두 사람의 폭행 사건 재판이 열리는 날이었다.

범행 이후 A씨는 차를 타고 도주한 뒤 사건 발생 1시간 40여분 만인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검거됐다. 또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마지막 인사드린다. 경주에서 검거됐다. 바다를 못 본 게 조금 아쉽다. 타인의 행복을 깨려는 자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내 행동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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