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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부랴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재수’를 환불사유로 입학 등록을 포기했다는 증명서가 떡하니 있었다.
등록금 환불이나 입학 포기를 신청한 적이 없었던 A씨는 즉시 학교 측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경찰에도 신고했다.
이튿날 A씨는 재수학원 당시 옆자리에 앉았던 학생이라고 밝힌 B씨로부터 인스타그램 DM을 받았다. B씨는 A씨의 생년월일 등 신상정보와 수험번호를 알아내 자신이 입학 포기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B씨는 “나도 모르게 너 대학 등록 취소를 눌러버린 것 같다”며 “누르자마자 바로 취소될지 몰라서 계속 하루 간 고통스럽게 반성하고 있다”고 A씨에게 연락했다.
A씨는 학원에서 B씨와 교류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연합뉴스에 “어떻게 이런 일을 실수로 저지를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재수 시절 옆자리에 앉았다는 B군과는 접점이 거의 없었고, 합격 사실 또한 가족에게만 알렸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B군은 숭실대 입학처를 방문해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고 상황을 되돌리려 했으나 불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내 실수였다”고 사과하고 학교에도 찾아가 자신이 A씨의 의사와 무관하게 등록을 취소했다고 시인했다.
노심초사한 A씨는 다행히 기대하던 대학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숭실대학교는 내부 검토를 거쳐 이날 A씨를 재등록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