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를 왜 최씨로?”…아내 살해 변호사 다룬 ‘그알’에 시청자 항의

강소영 기자I 2024.05.08 22:08:57

‘아내 살해 변호사’ 사건 다룬 ‘그알’
‘아내 살해’ 현씨를 최씨로 바꿔 방송
시청자들 “다른 사건인 줄 알았다”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시청자들이 항의의 글을 올리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아내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현모씨의 모습.(사진=뉴시스)
지난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법무법인 출신 미국 변호사 사건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그알’ 제작진은 현 씨 성의 피의자를 최 씨로 둔갑시켰다.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일부 시청자들이 “살인자들 姓(성) 씨 바꿔치기 좀 그만하라”며 항의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작성자 A씨는 “살인마 실명을 밝히진 않더라고, 최소한 둔갑시키지는 말아야 한다”며 “한국은 문중에 따른 명예를 중시하는 나라인데 왜 살인마의 성씨를 관련도 없는 다른 성씨로 둔갑시키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으로 치면 살인자의 성이 잭슨인데 방송에서 클린턴으로 둔갑시키는 격”이라며 “아무 죄 없는 클린턴 집안은 얼마나 불명예스러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 B씨도 “가장 흔한 김 씨나 이 씨도 아니고 왜 하필 아내 살해한 범죄자를 최 씨로 등장시켰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청자 C씨도 “어쩐지 사건 내용하고 성하고 맞지 않아서 다른 사건인가 하고 혼동을 일으킬 때가 있었다”면서 “설사 성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도 하더라도 당연히 성은 정확히 밝혀야 맞다”고 언급했다.

앞서 50대 미국 변호사 현 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사직동 아파트에서 아내A 씨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둔기로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3일 열린 현 씨의 결심 공판에서는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있던 음성 파일이 공개됐는데, 40분 분량의 파일에는 범행 전후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피해자 A씨는 현 씨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에게 “잘 있었어? 밥 먹었어?”라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고 이어 현 씨와 대화 후 현 씨로부터 가격을 당하기까지의 상황이 담겼다.

당시 현 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A씨는 딸과 함께 별거 중이었다. 이날은 딸의 물건을 챙기기 위해 잠시 집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 파일에는 A씨가 딸과 관련된 물건을 챙기려 하자 이를 현 씨가 나무랐고 갑자기 A씨가 “악”하고 비명을 지른 후 뭔가를 둔탁하게 내려치는 소리가 들렸다.

현 씨는 살해 이유에 대해 금전 문제로 다투다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으나 유족은 고의적인 살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현 씨의 부친은 5선을 지낸 전 국회의원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현씨의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2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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