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차세대 기술 '전고체 배터리' 2026년부터 상용화

박민 기자I 2022.03.18 17:30:33

고분자계 전고체 전지 상용화 시작으로
리튬황 전지→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황화물계 상용화 위해선 ‘수분 취약성 극복’
높은 가압 구현하고, 건식 제조공정도 필요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이차전지)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2’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로드맵을 공개했다.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시작으로 2027년 리튬황 배터리,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종전의 액체가 아닌 고체로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배터리 대비 용량은 늘리면서 무게와 부피,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받는다.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차전지 등 배터리 전문 전시 ‘인터배터리 2022’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손권남 LG에너지솔루션(373220) 차세대전지개발센터장은 18일 ‘더배터리컨퍼런스(The Battery Conference)’ 둘째 날 연사로 나서 고에너지 밀도의 경량 ‘리튬황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고분자계·황화물계)를 소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고분자계와 황화물계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

우선 리튬황 배터리는 오는 2027년 상용화가 목표다. 이 배터리는 기존 양극 활물질에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LFP(리튬·인산·철)을 넣던 리튬이온 배터리와 다르게 황(S)을 넣는 것이 특징이다. 황은 지구 상 원소 중 17번째로 풍부하며 가격이 저렴해 용량 극대화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줄인 경량화 배터리로, 드론이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비행체에 적합하다.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는 이보다 앞선 2026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액체 형태의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것이다. 기존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유기 용매가 없어 불이 붙지 않아 안전성을 향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음극에서 양극으로 원활하게 이동하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이온전도도가 높을수록 좋은데, 전도도는 당연히 고체보다 액체가 높다. 손 센터장은 “고분자계 전고체의 단점은 낮은 이온 전도도”라며 “이를 개선하는 게 필요해 하이브리드 형태의 고체 전해질을 개발해 낮은 이온전도도를 극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고분자 전해질과 액체 전해질을 혼합한 젤라이트 형태 △액체 전해질 양을 최소화한 반고체 형태 △액체 전해질을 대신한 무기계 전고체 소재와의 하이브리드 형태 등을 통해 이온 전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는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 성분에 따라 고분자계·산화물계·황화물계 등으로 구분된다. 황화물계는 다른 물질 대비 가장 높은 이온전도를 구현하고, 안정성도 우수한 것으로 꼽힌다. 손 센터장은 “황화물계는 소프트한 소재로 고온 열처리가 필요한 산화물계보다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분에 취약하다는 게 최대 단점이다. 손 센터장은 “황화물계는 수분과 반응해서 황화수소 가스 생성되는 문제가 있어 내수분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또한 기존의 습식 공정으로는 제조하기 어려워 건식공정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셀을 제조하는 공정과 구동하는 공정에서 매우 높은 가압이 필요해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하다”며 “이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활물질이 없는 음극, 건식 제조공정 등의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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