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카운트다운

노희준 기자I 2020.07.13 16:17:40

임상시험, 셀트리온 먼저 착수할 듯...이르면 이번주
임상 단계, GC녹십자 2상부터 VS 셀트리온 1상부터
녹십자, 완치자 혈장 조기 및 지속적 확보 관건
셀트리온,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효과 확인
K방역 성과 역설...임상 할 코로나 '환자 확보' 난관

13일 오전 신천지교회 성도가 경북대병원 대한적십자사 차량 안에서 혈장 공여를 하고 있다. (사진=신천지예수교회)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제약 바이오기업의 대표 기업인 GC녹십자(006280)셀트리온(068270)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임상 시험은 셀트리온이 먼저 시작하지만 임상 단계나 개발은 GC녹십자가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선 집단면역 형성이 불가능하다는 게 확인돼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녹십자는 혈장 치료제를, 셀트리온은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13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두 기업 중 사람 대상 임상 착수는 셀트리온이 조금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식약척에 이미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지만 GC녹십자는 아직 IDN 제출 전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이달 중에는 IND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번주는 아니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이르면 이달 중에 임상 시험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서정진 셀트리온은 그룹회장은 지난달 23일 한 스타트업 박람회에서 임상 착수일을 ‘이달 16일’로 밝히기까지 했다.

다만 임상은 당국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기에 16일이 실제 셀트리온 임상 착수일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식약처 관계자는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임상계획을 심사 중”이라며 “승인이 떨어지면 ‘의약품안전나라’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안전나라는 식약처가 운영하는 의약품통합정보 시스템으로 임상시험정보 등을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다.

임상 단계는 2상부터 시작하는 GC녹십자가 1상부터 하는 셀트리온보다 앞설 전망이다. GC녹십자는 당국과 1상을 생략하기로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 몸 속의 혈장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독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상 1상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주로 약의 안전성(독성 여부)을, 임상 2상은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효과 및 효과를 나타내는 적정 용량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있다. 정부는 혈장 치료제의 품목허가까지 연내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선 임상 단계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임상 2상 정도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되면 3상을 하지 않더라도 조기 시판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의약품을 한시적으로 제조·판매·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긴급사용승인이나 임상 2상을 끝낸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행을 조건으로 시판을 승인하는 조건부판매허가 등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녹십자는 혈장 확보가 관건이다. 혈장 치료제는 코로나 회복기 환자 혈장에서 항체가 들어 있는 면역 단백질만 걸러내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다. 혈장은 혈액 구성 요소 중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이 빠진 누런빛의 액체 성분이다. 따라서 혈장 치료제는 일반 의약품처럼 대량생산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완치자 1명에서 기증받은 혈장으로는 코로나19 환자 0.3~0.5명에 사용할 수 있는 혈장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 녹십자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384명이 혈장 기증 의사를 밝혔고 이 중 179명의 혈장 채취가 끝났다. 전문가들은 대략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최소 혈장 공여자를 130명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속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해선 혈장의 안정적인 공급이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항체가 감염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감소한다는 지적도 있어 혈장 공여에도 적정 시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신우 경북대 감염내과 교수는 “6개월, 9개월 후에는 항체가 떨어질 것으로 보여 3개월 전후에 혈장을 기증해주는 게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녹십자에 따르면 집단 혈장 공여에 나서기로 한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이 이날부터 대구 경북대 병원에서 혈장 기증에 나섰다. 녹십자는 이번주 500명 분의 혈장 채취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셀트리온은 확보한 최종 항체 후보군이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도 효과를 나타내는 등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이 확보한 항체 후보군이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에서 확인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G614)를 무력화하는 중화능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변종 바이러스에서 10배 넘는 효과를 나타내 최근 수도권 등에서 전파력이 큰 G형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G형은 주로 해외 입국자가 보유한 바이러스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녹십자와 셀트리온 모두 임상 시험 환자를 확보해야 하는 걸림돌도 넘어서야 한다. 이주연 국립보건연구원 신종감염병매개체연구과장은 “방역이 잘 되다 보니 역설적으로 임상 환자 확보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혈장 치료제, 항체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데 환자 모집에 어려움이 없도록 정부 내부적으로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3479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이달 기준 40명대에서 60명대를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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