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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진 테이퍼링·공매도 우려도 해소…코스피 상승 고삐 바짝

이지현 기자I 2021.05.10 17:57:42

코스피 종가 기준 최고가 경신 3249.30
증권사 하반기 전망 상향 조정 3400도

[이데일리 이지현 김윤지 박정수 기자] 코스피가 종가 기준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 쇼크에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자 국내 증시에도 그 온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지난 3일부터 부분 재개된 공매도가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별 것 없었다는 안도감도 증시 자신감을 높이는데 한몫 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 3400선까지 내다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美 실업률 개선효과 미미…“테이퍼링 미뤄졌다” 환호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10포인트(1.63%) 오른 3249.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3255.90까지 치솟았다. 장중 기준 최고가는 지난 1월 11일에 기록한 3266.23이며 종가 기준으로는 4월 20일에 기록한 3220.70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조1922억원어치 팔았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79억원, 9677억원의 매수 우위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 “지난 7일 미국 증시가 올랐고 긴축에 대한 우려를 많이 덜게 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며 “국내증시 부담 요인도 경기가 과열돼 연준이 빨리 금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미국 고용지표 부진을 통해 그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판단에 안도감이 형성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 미국의 고용 선행지표인 ISM서비스업 고용지수는 58.8로 201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ADP민간고용도 전월대비 74만2000명 증가하며 연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실제 4월 고용은 26만6000명 증가에 그치며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실업률은 6.1%로 오히려 3월보다 0.1% 오르며 실업률 5%대 진입 전망이 무색해졌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는 완전고용과 2% 물가목표로의 상당한 근접(substantial progress)이 이뤄졌을 때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제시한 바 있다. 예상치를 밑돈 취업자수에 연준의 6월 테이퍼링 논의 개시 가능성이 사실상 미뤄진 게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안도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시장이 이렇게 고용지표에 반응하는 건 그만큼 변동성이 높아진 것”이라며 “변동성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려했던 공매도 효과 ‘미미’

여기에 국내발 악재로 꼽혔던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도 일부 해소되면서 코스피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공매도가 재개했음에도 공매도 비중은 오히려 줄었고 특히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200은 지난 한 주 1.5% 상승했다.

특히 공매도 집중포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 셀트리온(068270)은 이날 3% 이상 상승했고 대형주인 기아(000270), 현대차(005380), POSCO(005490), 현대모비스(012330), SK텔레콤(017670) 등은 2%대 올랐다. 삼성전자(005930), 삼성SDI(00640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카카오(035720) 등은 1% 이상 상승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투자자들이 지난 주 이후 공매도 걱정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 증권사들은 저마다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가장 먼저 코스피 하반기 예상 지수로 3630을 제시했고 하나금융투자도 3650을 제시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글로벌 경제가 회복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늘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서정훈 연구원은 “현재 1월 고점까지 올라와 있으나 기업 이익성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낮아져 있다”며 “추가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서 코스피 고점을 3300~3400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허재환 팀장도 “기업 이익이 좋아질 거고, 연준 통화정책도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시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밀려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여름 정도까지 미국도 유럽도 경기 개재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앞으로 나쁠 건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으로의 변수는 인플레이션이다.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경기 과열 및 금리 인상 발언으로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음 주에는 미국의 물가 지표 발표도 예정됐다.

정용택 센터장은 “정책 변화와 연결된 수요 견인하는 지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민감도를 중심에 놓고 투자 전략을 짜야 할 때”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논쟁이 화두일 때는 소재, 산업재, 금융 중심의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의 실제 시행이 올해가 아니겠으나, 시장과 중앙은행의 밀당은 이미 시작됐다”며 “얼마나 연준이 시기를 솜씨 있게 조정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통적인 경기 민감주가 성장주 대비 나은 상황”이라며 “그 안에선 지배구조 개선 등이 기대되는 통신주나 지주사 등에 관심을 두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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