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화 ‘기생충’ 첫 언급…“빈부 차, 남조선 현실 도려낸 명작”

김미경 기자I 2020.02.21 16:35:30

‘기생충’과 5·18 다큐멘터리 언급
“계급적 모순 고발한 점 특기할만”
남한 지배층 민중 개·돼지로 여겨
봉준호, 블랙리스트 사실도 전해
"두 가족 희비극, 봉준호다운 작품"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매체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 소식을 처음으로 전해 주목된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1일 가십성 코너 ‘메아리’에 ‘기생충’과 ‘5.18 힌츠페터 스토리’ 두 편의 영화를 언급하며 “남조선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아카데미 영화상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및 출연진 격려 오찬에 참석해 봉준호 감독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5.18 힌츠페터 스토리’는 영화 ‘택시운전사’ 속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실제 촬영한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의 미공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다.

신문은 ‘기생충’을 두고 “아카데미상 중 가장 가치 있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며 “남조선 최하층과 부유층의 상징적인 두 가족이 뒤엉켜 펼치는 희비극인데 봉준호 감독다운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 줌의 대부자가 압도적 다수 민중을 지배하면서 잘 살고 지배층은 대중을 개나 돼지로 여기는 현실을 예술적으로 날카롭게 도려낸 명작이 미국·백인 중심의 영화계,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카데미에서 종합 1위로 선정된 점과 인류가 직면한 빈부 차와 계급적 모순을 고발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면서 영화의 사회 계급적 맥락을 강조했다.

신문은 봉 감독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 매체는 “이 기자(힌츠페터)와의 인터뷰와 그가 촬영한 생생한 자료들을 토대로 편집한 것으로 해 자못 가치가 높다”면서 남한 일각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을 북한 무장세력 소행으로 우기는 ‘한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장영주 책임프로듀서가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이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밝게 웃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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