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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2분기 1402억엔 어닝쇼크…반도체 사업이 '발목'

정다슬 기자I 2019.08.07 14:55:08

美LNG사업 매각손실에 도시바메모리HD 실적 부진
내년 1분기까지 1400억엔 영업익 내세웠지만
전문가들 "반도체 시황 부진…시스템LSI 부담 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시바가 올해 2분기 1402억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의 매각에 따른 특별손실과 40% 출자한 반도체 회사 ‘도시바메모리홀딩스(HD)’의 실적 부진이 원인이다. 새롭게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사회 인프라 사업은 영업이익이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으나 반도체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의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 감소한 8131억원, 영업이익은 78억엔이었다. 시장 예상치였던 110억엔에 훨씬 못 미쳤다.

1402억엔이라는 최종적자는 6월 발표한미국 LNG사업을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게 매각한 것에 따른 영업손실(900억엔)을 계상한 것이다. 도시바메모리HD도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과 미에현 욧카이치시 공장이 정전되면서 일부 생산 정지에 들어간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도시바는 반도체사업부를 떼어낸 도시바홀딩스HD를 설립한 후, 주식을 매각해 출자비율을 40%까지 낮췄지만 여전히 전체 이익이 도시바메모리HD에 좌우되는 구조다.

도시바는 5년간 경영방침을 알리는 중기경영계획에서 이번 분기부터 엘리베이터나 상하수도 등 사회 인프라 사업에 주력할 것을 밝힌 바 있다. 도시바메모리HD의 영업실적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증가 추세였다. 도시바는 내년 1분기까지 1400억엔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시장이 예상하는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은 1241억엔에 그친다.

애널리스트가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은 도시바에 남아 있는 반도체사업부인 시스템LSI(대규모 집적회로)이다. 한때는 황금알을 낳은 알짜 사업부였으나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추가 구조조정도 발표했다. 도시바는 2021년 3월까지 시스템LSI의 영업이익률을 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지만 시장에서는 “시스템LSI의 경쟁이 치열해져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지 않는 이상 안정적인 이익을 낳기는 어렵다”(모리야마 히사시 JP모건 증권 연구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닛케이는 “도시바는 도시바메모리HD의 매각을 통해 미국원자력발전사업의 실패에 따른 위기에서 겨우 벗어났다”며 “이제 주주의 70%가 해외투자자로 6월 발족한 새로운 경영체제는 이사회의 12명 중 4명이 외국인. 경고등이 켜진 시스템LSI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따라 회사의 지배구조 개혁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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