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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사전교육 내실화로 `개인공매도` 진입장벽 낮춰야

양희동 기자I 2021.05.10 15:19:46

공매도 개인 비중 1.8%…거래액은 이전 대비 5배↑
개인 비중 여전히 낮지만 공매도 관심도는 높아져
높은 진입장벽 해소 차원서 모의거래 등 개선 필요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한 ‘신(新)개인대주제도’가 지난 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공매도 재개 첫 주에 개인투자자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은 1%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겠다며 2조 4000억원 규모의 개인대주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애초 우려대로 전체 공매도 거래의 약 90% 가까이 외국인의 몫이었다.

하지만 개인의 공매도 투자는 과거와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부터 공매도 금지 직전인 2020년 3월 13일까지 개인투자자의 하루 평균 공매도 금액은 28억 7173만원이었다. 또 총 296거래일 중 개인의 하루 공매도 거래금액이 100억원을 넘긴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반면 공매도가 재개된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4거래일 간 개인 공매도 평균 거래대금은 152억 1500만원을 기록했다. 전체 공매도 거래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하루 평균 거래액은 이전에 비해 5배 이상 늘어 높아진 개인들의 공매도 투자에 대한 관심을 방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공매도 모의투자를 통해 기자가 직접 셀트리온제약에 대해 지난 7일 1억원 가량을 공매도한 뒤 2거래일만에 5.72%의 손실을 보고 있다. (자료=모의거래 화면 갈무리)
문제는 개인투자자에겐 공매도 거래가 여전히 낯설고 익숙하지 않아, 대부분의 경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이다. 외국인·기관 등에 비해 경험과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유치원생과 성인을 격투기장 안에 들어가게 해서 경기를 하라고 하는 격”이란 동학개미들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또 대주 상환 기한을 60일로 한정해 사실상 기한이 없는 외국인·기관에 비해 불리한 조건이란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 신규 투자자를 위해 금융투자협회의 사전교육(30분)과 한국거래소의 모의거래(1시간) 등을 사전에 이수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금투협의 사전교육이나 거래소의 모의거래 등이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해, 개인들이 공매도 투자에 나서기 전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자도 직접 공매도 사전교육을 이수하고 모의거래에 참여해봤지만, 공매도 투자의 매수·매도 방법 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불과 이틀 만에 6%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다. 만약 모의거래가 아니었다면 손실이 무한대인 공매도의 특성상 추가적인 손실도 불가피했을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사전교육의 경우 공매도의 개념 정도를 설명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고, 모의거래 역시 실제 공매도 거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1시간 동안 접속만 유지하면 수료증을 발급하고 있다. 개인들이 적극 투자하고 있는 이른바 ‘곱버스’(곱하기 인버스) ETF의 경우 사고파는 방식이 일반 주식과 동일하지만, 개별 종목 공매도는 거래 방식과 절차에 익숙해지기 위해선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개인을 위한 더 내실 있고 실질적인 거래에 도움이 되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실제 투자와 동일한 조건에서 공매도 투자 경험을 모의거래를 통해 쌓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1시간의 공매도 모의투자를 마치면 온라인으로 발급하는 수료증. (자료=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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