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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26th SRE]건설사들, 재도약 꿈꾸다

김무연 기자I 2017.11.28 12:41:00

새주인 찾고 법정관리 졸업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고급 아파트 브랜드 ‘에버빌’(EVERVILL)로 유명한 중견 건설업체 현진은 지난 4월부터 서울회생법원을 통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얼어붙은 건설 경기 탓에 지난 2015년 318억원 규모였던 현진의 매출액은 지난해 104억원으로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22억원에서 46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매각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 매각에서 엘디에스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잔금 납입을 하지 못하면서 현진 매각은 불발로 끝났다. 결국 서울회생법원과 매각주관사 한영회계법인은 매각 방식을 공개 매각으로 바꿨고 지난 9일 디에이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디에이건설은 에버빌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아파트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법정관리를 졸업한 건설업체는 현진뿐만이 아니다. 올해만 삼부토건(001470), STX건설, 경남기업 등 중견 건설업체들이 법정관리를 마쳤다. 이들 모두 인수자와 공조해 업계에 복귀하기 위한 복안을 구상중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인수된 업체들의 경쟁력과 새 주인들의 자본이 결합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삼성동 르네상스 호텔로 유명한 삼부토건은 2년여 간의 회생절차 끝에 중국계 투자자인 DST로봇컨소시엄의 품에 안겼다. 르네상스 호텔 매각을 단행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한 끝에 회생절차를 졸업할 수 있었다. 중국계 투자자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만큼 해외 진출에도 활발히 도전해 수년 내에 국내 사업과 해외 사업의 비중을 50대 50으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STX건설은 부동산 컨설팅 전문회사인 코리아리츠가 인수했다. STX건설은 코리아리츠가 진행 중이던 여러 사업들을 도맡으면서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명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큰 시련을 겪었던 경남기업은 다수의 건설사를 거느린 SM(삼라마이다스)그룹의 손에 들어갔다. 토목공사에 강점을 갖춘 경남기업은 아파트 브랜드 ‘아너스빌’도 보유하고 있다. SM그룹 측에서는 토목과 주택 사업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며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시장복귀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펼치는 데다 SOC 예산이 감축되면서 공공부문 일감도 줄어드는 추세기 때문이다. 해외 발주시장에 산재한 불확실성도 고민거리다. 건설 시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서도 SM그룹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들을 집어삼키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삼라건설(현 우방건설)에서 출발한 SM그룹의 ‘건설사 수집’은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계열사 삼라를 통해 진덕산업(현 우방산업)을 인수했고 이어 2011년 신창건설(현 우방건설산업), 지난해 성우종합건설·태길종합건설·동아건설산업 등 세 곳의 건설사를 사들이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비록 고배를 마셨지만 삼부토건, 현진의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SM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기업의 규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 부문에 집중된 사업을 토목, 항만 공사 등으로 다각화하기 위해 건설사를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주택 부문에 강점을 가진 SM그룹이 토목, 항만 건설에 일가견 있는 건설사들을 사들이면서 종합 건설사로서 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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