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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블랙' 의상으로 통일…왜?

방성훈 기자I 2018.01.08 13:57:45

타임스 업, '성폭력 척결' 행사 일환…#미투 지지 의미 담아
남녀 불문 대부분 참여…'타임스 업' 옷핀 착용도 눈길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튼 호텔에서 개최된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여배우 리즈 위더스푼.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대부분의 배우들이 남녀 불문 검은색 의상을 입고 레드 카펫 위를 걸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튼 호텔에서 개최된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풍경이다. 헐리우드 내 성차별을 근절시키겠다는 일종의 항의 시위다.

행사엔 작년부터 성희롱·성추행·성차별 등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 온 메릴 스트립과 리즈 위더스푼을 비롯해 안젤리나 졸리, 나탈리 포트먼, 엠마 스톤, 에바 롱고리아, 에밀리아 클라크, 애슐리 쥬드, 마고 로비, 다이앤 크루거, 비올라 데이비스 등 대부분의 여배우들이 동참했다. 윌리엄 메이시, 이완 맥그리거, 저스틴 팀버레이크, 데니얼 칼루야, 프레디 하이모어, 닉 조나스, 크리스 햄스워스 등 남성 배우들도 힘을 보탰다.

전 세계 언론들은 “중요한 건 이들이 어떤 디자이너의 옷을 입었는지가 아니다. 왜 검정색 옷을 입었는가다”라며 “시상식은 어느 덧 성범죄 척결을 지지하는 장소로 변해 있었다”고 묘사했다.

위더스푼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내가 오늘 검정색 의상을 입는 이유는 18~34세 여성의 3분의 1이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했고, 이들 중 71%는 (불이익을 당할까봐) 고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위더스푼은 지난 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동참해 “16세 때 영화 감독에게 수차례 성폭력을 당했으며, 영화 출연을 조건으로 침묵해야 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영화 감독 에바 두버네이도 트위터에 “내가 오늘 검정색 의상을 입는 것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평등과 포용, 다양성이 사람들의 허가를 받아야 할 성질의 것들이 아니다. 이젠 때가 됐다(Time’s up)”고 강조했다. 배우 데브라 메싱은 레드 카펫 위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 운동은 할리우드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전 세계 모든 업계에서 일하는 모든 여성을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는 ‘타임스 업(Time’s up)’이라고 적힌 옷핀을 달고 레드 카펫 위를 걸었다. 검정색 의상과 마찬가지로 성차별에 반대하고 미투 캠페인에 지지를 보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 타임스 업 옷핀은 이 단체 홈페이지에서 12달러에 구매할 수 있으며, 수익은 1300만달러(약 138억원) 규모의 여성 지원 기금에 보태질 예정이다.

타임스 업은 헐리우드 여배우를 비롯해 변호사, 기업 대표 등 사회 각계 각층의 저명인사 300여명이 모여 만든 ‘성폭력 척결 이니셔티브’다. 작년 헐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폭로를 계기로 촉발된 미투 캠페인이 근간이 됐다. 타임스 업은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와 로스앤젤레스의 스페인어 신문인 라 오피니언(la opinion)에 “남성 중심의 작업장에서 단지 승진하고 듣고 인정받기 위한 여성들의 투쟁은 끝나야 한다”는 전면 광고를 내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제시카 비엘 부부. (사진=저스틴 팀버레이크 인스타그램 캡쳐)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여주인공 에밀리아 클라크가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튼 호텔에서 개최된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 PHOTO)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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