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리는 등 범행방식이 폭력적이고 피해자의 차량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다”며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는 정신적·신체적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며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을 전체적으로 설계하고 주도한 건 공범 김씨로, 피고인의 범행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고 범행으로 인해 피고인이 실제로 취한 경제적 이익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감형할 정도의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앞선 재판에서 박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지만, 공범이 주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자신은 이에 가담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일용직 노동자인 박씨는 “유튜버가 가진 USB에 수억원짜리 정보가 있다. 3000만원을 줄 테니 기절시켜서 빼앗자”는 공범 김씨의 제안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범죄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박씨와 김씨는 지난 1월 9일 서울 성동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암호화폐 관련 투자 정보 방송을 하는 유튜버 A씨를 흉기로 공격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A씨의 차량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한 뒤, 엘리베이터에 탄 A씨의 머리 뒷부분을 쇠파이프로 쳐서 기절시켰다. 또한 범행 전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를 스프레이를 뿌려 훼손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범 김씨는 범행 직후 3시간여 만에 홍콩을 통해 호주로 달아났다. 박씨는 범행 이틀 뒤 수원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 김씨를 추적하기 위해 경찰은 인터폴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지만 아직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