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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번 ‘기회’ 8번…文대통령 3주년 키워드는 ‘포스트 코로나’(종합)

김정현 기자I 2020.05.10 16:27:59

文대통령,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 진행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활력 중요성 강조해
“방역이 먹고사는 문제까지 해결해주지 않아”
한반도 평화, 외교 이슈 언급은 최소화해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국민’ 35번, ‘세계’ 28번, ‘경제’ 22번.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3주년을 맞아 진행한 특별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국민과 세계, 그리고 경제였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느낀 국민의 저력과 세계 속 대한민국의 위상.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활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이슈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했다.

◇연설문 7할은 ‘경제’…“방역이 경제해결 못해”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부터 22분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문’을 낭독했다. 국정 후반 정책 방향을 알리기 위해 그간 외부일정도 최소화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쓴 글이다.

연설문 3분의 2가량은 경제에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방역’을 20번 언급할 정도로 강조하면서도 “방역이 경제의 출발점이지만 방역이 먹고사는 문제까지 해결해주지 않는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도전할 수밖에 없는 때라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이태원 유흥시설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다시 촉발하면서 일각에서는 개학 연기 등의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방역 문제가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우리 사회가 경제와 소비촉진을 더는 늦출 수 없다는 결론을 문 대통령이 내린 것이다.

경제살리기를 더 미루면 충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위기는 100년 전 대공황과 비교되고 있다”면서 “관광·여행, 음식·숙박업에서 시작된 서비스업 위축이 제조업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인식은 ‘위기’라는 단어로 나타난다. 문 대통령은 ‘위기’를 19번 언급했다. 다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포커스를 뒀다. 문 대통령은 ‘기회’를 8번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바이러스 앞에서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이 얼마나 취약한지 생생하게 보았다”면서 “각자도생의 자국중심주의가 더욱 커질 수 있다. 개방과 협력을 통해 성장해온 우리 경제에도 매우 중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남은 임기 동안, 국민과 함께 국난 극복에 매진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이 ‘기회’를 엿본 것은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이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기지가 됐다. 세계는 이제 값싼 인건비보다 혁신역량과 안심 투자처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며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 분야 △비대면 의료서비스 △온라인 교육 △온라인 거래 등을 한국경제의 강점으로 꼽았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결합하면 디지털 경제를 선도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문 대통령이 야심차게 준비한 ‘한반도 뉴딜’도 ‘기회’와 관련이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미래 선점투자”라고 설명하면서 “5G 인프라 조기 구축과 데이터를 수집, 축적, 활용하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기회’도 엿보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평화’언급 2회 그쳐…남북협력 말아껴

한편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 경제협력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연설문에서 ‘평화’는 2회, ‘북’은 1회 언급된 데 그쳤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4·27 남북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남북 철도연결과 방역협력 등의 제안을 내놨지만 북한 측에서 이렇다 할 ‘메아리’가 없는 상황이라는 현실적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청와대 기자실이 위치한 춘추관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이 춘추관 브리핑룸에 선 것은 여섯 번째다. 대부분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세균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를 발표했을 때다.

그 외의 이슈로 문 대통령이 춘추관을 찾은 것은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를 알렸던 지난 2018년 5월 27일 이후 두 번째다. 기자단 앞에서 연설문을 낭독한 문 대통령은 질문을 세 차례 받았다. ‘한국판 뉴딜’과 ‘지역경제 활성화’, ‘남북협력’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현장에 참석한 기자는 한 언론사당 한 명으로 제한됐다. ‘거리 두기’ 착석을 위해 참석하는 기자 수를 제한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도 방역을 의식해 참석 기자들과 악수를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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