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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에 일부 제재 완화 의지 표명" - WSJ

방성훈 기자I 2021.04.22 10:04:26

WSJ 소식통 인용 보도…"진전 있었지만 여전히 난항"
"경제제재 완화 염두…이란에 명백한 신호 보내"
이란 "기존 협정 완전한 이행 추구…모든 제재 풀어야"
내주 회담 재개…"합의 복원 위한 조치 초안 작성중"

미국, 이란, 러시아, 중국,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참가국들은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닷새 동안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정 복원을 위한 회담을 진행했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對)이란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은 “바이든 행정부는 석유수출 제한과 금융 제제를 포함해 이란 경제에 중요한 제재를 완화해 핵협상 합의에서의 이견을 좁힐 수 있다는 신호를 이란 측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WSJ에 “제재 일부를 완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신호를 명백히 보냈으며, 이란 역시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물론 러시아, 중국,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참가국들은 협정 복원을 위한 회담을 지난 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했다. 회담에 참여한 미국 대표단은 5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복귀했으며 다음주 회담을 재개할 예정이다.

회담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미국 대표단이 이란 측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부과했던 제제들 중 일부를 해제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전하며, 현재 검토 중인 제재 완화 틀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어떤 제재를 완화할 것인지, 또는 어떤 이란 단체가 영향을 받을 것인지 등 구체적인 제안까지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중앙은행, 국영 석유·유조선 회사, 철강, 알루미늄 등 다양한 주요 경제 부문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뜻을 표했다. 유럽의 한 고위 관료는 “미국이 섬유, 자동차, 해운 및 보험 등의 부문에서 제재 완화를 잠재적으로 시사했다”고 말했다.

협상 참여자들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이란의 거부로 양측이 직접 만나 협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협상이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는데 어려움과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란은 제재 해제가 2015년 핵협정 체결 당시 제재가 부과되지 않았던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또 이란혁명수비대(IRGC)를 포괄적 해외 테러단체로 지정한 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해당 제재 완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미국 관료들이 (대이란) 제재 해제 제안에 진지해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세부사항들을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 일부 단계에서 그들(미국)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또 어떤 과정에선 모호하게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복원 회담에 참가한 국가들이 이번 협상에서 70%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평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은 더도 덜도 아닌 기존 그대로의 핵협정 이행을 추구하고 있다”며 “(기존의) 협정을 완전하게 이행하는 것만이 이란 핵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협상과 관련해 진심으로 행동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 모든 제재를 서면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한 뒤 어떻게 해제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유엔 원자력기구 대사이자 이번 회담의 수석협상가인 미하일 울리야노프 빈 주재 러시아 국제기구 상임 대사는 “양측은 합의 복원을 위해 취해야 할 조치와 관련해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했다”며 “이란의 핵활동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지속적인 감시 기간이 만료되는 5월말까지는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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