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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회사 법무팀도 퇴사…투자자 90% '테라 부활' 반대

김국배 기자I 2022.05.18 10:02:59

더블록 "테라 붕괴 후 사내 법률팀 모두 퇴사" 보도
테라폼랩스 "테라 생태계 부활에 집중"
투자자들은 테라 부활 제안 반대 의사 표시
8만개 비트코인 가격방어로 거의 소진…국내에선 집단 소송 조짐도
일부 투자자는 '상폐빔' 노리고 단타 나서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테라(UST) 폭락 사태 직후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사내 법률팀이 모두 퇴사했다고 17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이 보도했다.

더블록은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테라폼랩스의 법률 대응은 외부 자문단이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블록은 “실제로 링크드인을 확인한 결과 테라폼랩스의 법률 고문, 사내 변호사, 소송·규제 담당 고문 등 세 사람 모두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테라폼랩스 측은 더블록에 “최근 며칠 새 몇 명의 팀원이 사직했다”면서 “그러나 대다수의 팀원들은 변함없이 프로젝트 미션을 수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또 “테라는 열정적인 커뮤니티와 재건 방법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다”며 “우리는 테라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테라폼랩스의 테라 부활 계획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블록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테라 부활 제안에 90% 넘게 반대하고 있다. 테라 블록체인 프로토콜 토론방인 ‘테라 포럼’에 한 회원이 올린 예비 찬반 투표 조사에서 전체 투표자의 91%가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권 대표는 전날 ‘하드포크’를 통해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드포크(hard fork)란 기술적 결함 등을 해결하기 위한 블록체인 업그레이드 작업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과 ‘토큰 루나 클래식’이 되며, 새 블록체인은 ‘테라’와 ‘토큰 루나’가 된다. 이번 투표는 테라 블록체인 포크 여부를 공식 결정하는 거버넌스 투표와는 무관하나, 테라 커뮤니티가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더블록은 평가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테라의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보는 셈이다. 권 대표가 UST의 가격 방어를 위해 사놓았던 35억달러(4조5000억원)의 비트코인도 이미 거의 소진한 상태다. ‘루나파운데이이션 가드(LFG)’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난 8일 먼저 5만2189개를 팔았고, 12일에도 가격을 지키기 위해 3만3206개를 매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남은 암호화폐는 피해자 보상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코인데스크는 “UST 가격 붕괴 후 LFG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8만개에서 313개로 줄었다”고 전했다.

큰 손실을 입은 국내 투자자들이 사이에서는 집단 소송이 본격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카페 ‘테라·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에는 “사기, 유사 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권도형, 신현성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를 고발하려고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테라폼랩스는 이달 초 국내 법인을 해산해 ‘먹튀 의혹’까지 나왔다.

현재 국내 루나 투자자는 약 28만명으로, 약 700억개의 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순위 8위까지 올랐던 ‘테라의 실패’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알트코인 어디 무서워서 투자하겠냐” “다른 한국 코인들의 신뢰에도 타격이 갈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 투자자들은 상장폐지를 앞둔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는 ‘상폐빔’을 기대하며 ‘죽음의 단타’에 나서고 있다.

루나-테라 사태

- 루나·테라 폭락 등에 암호자산 시가총액 41% 감소 - “제2 루나 사태 막을 것”…5대 코인거래소 뭉쳤다 - “이대로면 코인 피바다”…오늘 ‘루나 방지법’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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