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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선택·아이는 글쎄' 청소년 인식 강화…초저출산 고착화 우려

이지현 기자I 2024.05.01 12:00:06

여가부 2023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 결과 발표
청소년 10명 중 7명 “부모 지원 취업때까지”
아버지와 대화 시간↑ 직업 선택 ‘능력’ 중시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많은 청소년은 결혼이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반드시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지속하고 있어 초저출산 상황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성가족부가 1일 공개한 2023년 청소년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8.5%로 지난 2020년 조사(39.1%) 보다 소폭 낮아졌다. ‘결혼은 필수’라는 인식이 차츰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청소년 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하는데 이번에는 전국 5000가구의 주 양육자와 9~24세 청소년 7423명을 대상으로 했다.

‘결혼은 하더라도 아이를 반드시 가질 필요는 없다’는 문항의 응답 비율은 2020년도 조사(60.3%)와 유사한 60.1%로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청소년을 연령별로 나누면 나이가 어릴수록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13~18세는 40.4%, 19~24세는 36%가 ‘필수’라고 응답했다. 초저출산 상황에서 현재 10대는 결혼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소년의 부모 지원 기대 인식 조사 결과 취업과 결혼 때까지 부모가 어느 정도 비용을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늘었다. 부모 지원을 ‘취업할 때까지’로 보는 이들은 72.3%로 3년 전 조사(69.5%) 보다. 2.8%포인트 늘었다. ‘결혼할 때까지’라고 보는 이들도 55.4%나 됐다.

김지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표준화된 생애 주기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있다”며 “청소년기라고 하는 것이 현실세계에서 유예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모와의 친밀감은 강화됐다. 부모와 주 4회~6회 활동 및 대화하는 비율이 10.2%로 2020년 조사(5.9%) 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아버지와 대화 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20년 조사에서는 2시간 미만 대화가 8.9%로 2명 중 1명 가까이(47.7%)는 30분 미만 대화를 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2시간 이상 대화가 14.2%로 3년 전보다 8.7%포인트 상승했다. 어머니와의 대화는 33.5%로 3년 전 조사(15.5%)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청소년의 직업선택 기준은 △자신의 능력(43.0%) △적성(17.1%) △장래성(11.1%)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도와 비교해 자신의 능력(5.2%포인트)과 대중적 인기(1.6%포인트) 등이 증가했다. 김지경 선임연구위원은 “성인들이 생각할 때 경제적 수입이 어느 정도 있고 안정적이고 이런 전통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2020년도 조사 대비 감소했다”며 “달라진 세대문화가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의 주요 결과를 바탕으로 시대변화에 따른 청소년의 다양한 정책 수요를 반영해 국·공립 청소년 시설 등을 통해 디지털·문화예술 등 청소년 맞춤형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창의적인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신영숙 차관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보다 더 긍정적이고 건강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가꾸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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