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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LG화학, 테슬라 中 상하이공장 배터리 납품업체 유력

김미경 기자I 2019.07.28 16:21:34

11월 생산 앞둔 테슬라 해외 첫 생산기지
공급사 후보군에 LG화학·CATL 등 거론
모건스탠리 보고서, LG화학 가능성 무게
중국 보조금 폐지·공급망 다변화 가능성↑
배터리 공급價 낮추기 위한 술책 우려도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이 미국 전기자동차업체인 테슬라의 첫 해외생산기지 중국 상하이 공장(기가팩토리3)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홈그라운드 이점을 앞세운 중국의 CATL과 기술력을 갖춘 LG화학이 최종 후보군으로 오른 가운데 국내외 안팎에선 기가팩토리3의 새 파트너사로 LG화학이 선정될 것이란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어서다.

28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난 25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이 테슬라 중국공장의 전기차(EV) 배터리 납품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LG화학의 테슬라 중국공장 납품설이 이번은 처음이 아니다”면서도 “테슬라 중국공장 생산이 오는 11월로 예정되어 있고, 2020년이면 중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도 앞두고있는 만큼 기술력을 갖춘 LG화학 유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하이 공장은 올해 말 생산을 시작해 내년부터 대량 생산이 목표다. 초기에 주당 평균 3000여대를 생산하고, 완전 가동되면 연간 50만대 출고가 예상된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도 힘을 싣는다. 머스크 회장은 지난해 11월 트위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상하이 생산 전기차는 파나소닉과의 독점 공급 체제를 벗어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테슬라는 2014년 일본 파나소닉과 광범위한 파트너십 계약 체결 뒤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파나소닉에만 독점적으로 의존해왔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의 공급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최근 LG화학이 글로벌 전략을 바꾸고 해외 영토 확장에 적극 나서고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A사 측은 “당초 LG화학은 기술유출 우려를 이유로 주요 완성차 업체와의 조인트벤처(JV) 사업을 자제해 왔지만 중국의 경우 JV 설립 외에 시장 공략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 최근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며 “올 6월 중국 지리자동차와의 합작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특히 LG화학은 지난해 10월 난징 제2공장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한지 3개월에만 난징 1공장 소형 배터리 공장 두 곳에 각각 6000억원씩 투자를 결정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 이 소형 배터리공장은 테슬라 전기차에 사용되는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인 데다, 상하이 공장과는 약 300㎞ 거리로 차로 3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실제 LG화학은 지난 24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도 “완성차 쪽에서 원통형 전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중국 난징공장 위주로 작년보다 2배 정도 케파(CAPA·설비)를 증설했고, 고객사와 수주협의가 이뤄지면 원통형 전지에 대한 용량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 측은 테슬라 납품 업체 선정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번 테슬라 중국 공장에는 여러 개 벤더(납품사)를 이용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최근 규제(보조금) 완화 조짐에도 미중 무역갈등 등 중국에서 계속되고 있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LG화학은 1차 벤더보다는 2차 벤더를 예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했다. 중국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CATL과 전략적으로 손잡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일각에선 테슬라의 먹튀 우려도 나온다. 배터리업체 한 고위 관계자는 “테슬라가 배터리 공급 가격을 낮추고,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종종 파나소닉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2013년 삼성SDI와 공급계약을 논의한 뒤 철회한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며 “이번 파나소닉과의 결별 선언도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된다. 전략적 협력을 이어온 파나소닉과 동맹 관계를 이어갈 공산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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