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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인사청문회 첫 시험대 이완구…소통 리더십 구현할까

김정남 기자I 2015.01.25 15:55:56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완구(64·사진) 국무총리 후보자는 여권 내에서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된다. 다만 그를 주류·골수 친박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이 후보자는 하나의 계파로서 친박의 이익을 쫓은 적이 거의 없다. ‘원박’(元朴·원조 친박), ‘신박’(新朴·새로운 친박), ‘용박’(用朴·친박을 이용) 등 친박 내에서 또 나눠지는 여의도 문법상 이 후보자는 ‘범박’(汎朴)으로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 당·청 갈등설 때마다 ‘막후 조정자’…대권잠룡 부상 가능성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
계파색이 옅다는 것은 종종 단점으로 부각된다. 계파를 넘어선 경쟁력을 보이려면 더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칫 이를 해내지 못하면 ‘무색무취’ 혹은 ‘나홀로’ 정치인이 되기 십상이다. 이 후보자가 여권의 ‘자산’인 것도 이 때문이다. ‘김무성-서청원’으로 대표되는 비박·친박 간 파워게임이 한창인 와중에도 범박인 이 후보자의 이름은 정가에서 저물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근래 당·청 간 갈등설이 불거질 때마다 ‘막후 조정자’ 역할을 자임했다고 한다. 추후 ‘자기 정치’에 나설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여권 관계자는 “지도부 내에서도 ‘김무성 원톱’이 아니라 ‘김무성(대표)·이완구(원내대표) 투톱’ 느낌이 강했다”고 했다.

이 후보자의 진가는 대야(對野) 관계다. 이 후보자는 총리직 수락의 변에서도 “소통의 가장 중요한 대상은 야당”이라면서 “야당을 이기지 않는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가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했다. 그의 경쟁력은 세월호특별법 협상, 예산안 처리 등 숱한 고비마다 야당을 상대로 이기지 않는 리더십을 증명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아프리카에 두고 오면 추장으로 돌아오고 사막에 떨어뜨리면 물동이를 지고 나타날 사람’이라는 그의 별명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인 순간이었다.

그가 총리 후보자까지 오른 가장 큰 요인도 결국 대야 협상 수완이라는 관측이 많다. 야당마저 환영한 좀처럼 보기 드문 총리 후보자는 이렇게 나왔다.

◇ ‘승부수’ 던진 이완구…“경제에 온몸을 바칠 것”

그렇다고 이 후보자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경제가 꿈틀대지 않으면 당장 실패한 총리로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정책을 만드는 정부에서 바삐 움직인다고 해서 일으킬 수 있는 게 아니다. 재경직 행정고시(15회)에 합격해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하고 충북·충남경찰청장에 이어 충남지사를 통해 도정을 경험한 이 후보자도 이를 잘 안다.

이 때문에 이번 총리직 수락에서 이 후보자의 ‘승부수’도 읽힌다. 그는 “총리가 되면 경제에 온몸을 바칠 것”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원내대표에 이어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작품’을 만든다면 곧바로 대권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그는 충청권 인사다. 충청권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영호남에 밀려 캐스팅보트 역할만 해왔다. 다만 그는 아직 고개를 가로젓는다. “충청도 인구가 늘었다고요. 아닙니다. 한국 정치 메커니즘이 그렇게 간단치 않아요. 총리직은 제 공직생활의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할 겁니다.”

이 후보자가 정치인생의 마지막 시험대에 섰다. 이 후보자는 범박 꼬리표를 떼고 ‘이완구’ 이름 세 글자를 오롯이 새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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