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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브라질 언론이 K방역을 모범사례로 극찬한 이유

하지나 기자I 2020.05.22 06:00:00

韓진단키트 130만개 수입…브라질 진출 韓기업 CSR 활발
한국, 보건 분야 국제 프로토콜 형성에 지속적으로 기여해야
한-브라질, 올해 새 60년의 원년…위기 함께 극복 기대

[김찬우 주브라질 대사] 리오 데 자네이루 예수상이 마스크를 썼다. 코로나19로 인해 브라질의 랜드 마크인 예수상마저도 마스크를 쓰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였다. 현재 브라질은 최초 확진자가 나온 2월 26일 이래 약 석 달 만인 5월 18일 기준 확진자가 25만 명을 넘어섰다. 브라질 일부 도시가 봉쇄(lockdown)되는 등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도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지난 2월 중순경부터 그 수가 급증하였고, 한 때는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19가 심각한 나라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또한 그 당시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기생충’이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수상 등 4관왕을 달성하면서 영화를 포함 한국문화를 널리 소개할 호기를 맞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대사관에서 추진 중이었던 영화제 등 모든 행사를 취소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하였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방역 성과가 나타나면서 브라질 주요 언론에서도 우리 정부의 방역시스템을 모범사례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브라질 보건부의 코로나19 일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기자들이 한국의 방역 사례를 거론하며 브라질에 적용 가능한 지 질의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브라질의 큰 관심을 보면서 우리 정부의 방역 대응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브라질은 현재 병상, 진단키트, 전문 의료진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 보건 당국은 웹 세미나 등을 통해 대응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있으며, 브라질 보건 전문가들도 적극 참여함으로써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응 지원요청에 모두 부응할 수는 없어 브라질에 인도적인 지원을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근 상파울루주가 브라질의 최대 백신연구개발 기관(Butantan)을 통해 한국산 진단키트 130만개를 수입하고, 상파울루주 우리 동포 사회의 인근 빈곤층 대상 마스크 기부, 삼성전자(최근 500만 헤알(한화 12억원) 상당의 의료용품을 기부)를 비롯한 현대자동차, LG전자, 현대중공업 등 브라질 진출 우리 기업들의 진단키트, 마스크 등 의료 용품 기부 등을 통한 활발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우리나라를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현재 한국과 브라질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해있다. 이러한 글로벌 위기는 역설적으로 감염병에 대한 정보 및 대응방안 공유, 의료 방역 물자 협력, 치료제와 백신 개발, 의료 인력과 기업인 등 필수인력의 이동에 대한 국제 지침 제정 등 국제협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보건 분야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아진 기대에 지속적으로 부응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주요국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세계보건총회에서 우리 대통령께서 초청받아 우리의 방역 경험을 공유한 것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보건 분야 국제 프로토콜 형성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필요가 있다.

2020년은 한국과 브라질이 1959년 수교 이후, 새로운 60년의 사이클(cycle)을 출발하는 ‘원년’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우리 속담처럼 ‘난관을 잘 극복하면 성공할 수 있다(E nas subidas que se ganha as corridas.)’라는 브라질 속담이 있다. 브라질이 한국과 함께 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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