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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통신망이 아직 국내에 깔리지 않았던 3년 전입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이 갈 길은’이라는 주제의 포럼이 서울 여의도에서 열렸습니다. 기업가는 물론이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당시 누구나 궁금해하고 주목하는 주제였습니다.
이 행사를 주최한 회사는 바로 이데일리였습니다. 저는 이 행사에서 ‘디지털 경제 전환과 기업가 정신’이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한 인연이 있습니다. “70~80년대에 대기업 중심 발전 패러다임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다면 지금은 창의적인 ICT를 중심으로 기업가 정신이 깨어나야 한다”, “청년들이 사회적인 불평등을 호소하고 있지만 4차산업 혁명은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나 알리바바의 마윈처럼 신흥 부자가 ICT 영역에서 여럿 태어나고 있다, 도전하라”고 얘기한 기억이 있습니다.
국내 최초 온라인 경제신문으로 출발해 경제정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약관’(弱冠) 이데일리의 창립을 축하합니다. 바로 저 포럼의 주제가 상징하듯이 이데일리는 지난 20년간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정보와 분석, 통찰을 앞서 제공하면서 리딩 미디어로 성장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계기로 기존 산업과 ICT기업 조화 필요성 확인
최근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를 겪으면서 저는 새삼 우리의 미래는 기존산업과 ICT의 조화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을 곳곳에서 막아섰습니다. 아빠는 출근을 못하고,엄마는 장보러 가기가 두렵고,아이들은 학교에 못가고 있습니다.이렇게 일상의 삶이 멈춘 듯하지만,그래도 우리 사회가 유지되는 근간에는 바로 ICT 기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회사도 한 달이상 전 직원이 재택 근무를 실시하고 있지만 업무에 큰 차질을 빚지 않고 있습니다. ‘행아웃’ ‘줌’ 같은 소프트웨어로 화상회의를 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직원 채용은 화상면접으로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네이버라인, 카카오톡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ICT 기술이 없었다면 이런 일들은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형마트에 굳이 가지 않더라도 식료품 구입에 문제가 없는 것도 그 근간에는 ICT 기술이 있습니다. 주문하면 즉시, 또는 다음날 새벽에 문앞에까지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가져다줍니다. 그 덕분에 엄마가 장보기 걱정을 덜 수 있었던 것도 플랫폼업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에 사재기 현상이 별로 없는 것도 저는 이런 플랫폼들의 존재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예들도 수없이 많습니다. 대학생들이 개학을 안 하고도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고, 직접 은행에 가지 않아도 송금은 물로 대출까지 받을 수 있는 것도 ICT 기술과 인프라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또 한번 도약하기를 바랍니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얘기돼 온 원격진료가 활성화됐더라면 병원 가기가 두려워진 지금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상당히 유용했을 거라고 봅니다. 원격진료 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과감하게 규제를 손봐서 미래지향적인 ICT 기술이 여러 영역에서 등장하면 등장할수록 우리 사회는 어떤 변수에도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먼 미래는 긍정적으로, 가까운 미래는 부정적으로 봐야 위기극복
코로나19로 많은 기업과 중소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코로나19가 과거 IMF 구제금융 때만큼이나 우리 사회의 많은 면을 바꿔 놓을 것으로 봅니다.
당시엔 기업에서 대량 해고가 많았지만 이번엔 자영업자들이 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저는 경영 위기를 이기려면 ‘먼 미래는 긍정적으로, 가까운 미래는 부정적으로’ 보면서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당장 닥쳐올 문제들은 가장 부정적인 상황으로 상정해 대비하고, 그런 시간들이 쌓이다 보면 결과적으로 가장 긍정적인 미래를 맞을 수 있다고 봅니다. 돌이켜보면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에 이번 코로나19까지모두 최근 10여 년 이내에 일어난 감염병입니다. 위기를 넘기고 나면 또 다른 위기가 끊임없이 새로 나타나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대비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습니다.
푸드테크 앞세워 아시아 경영에 도전
이데일리가 20주년을 맞은 올해 저희 우아한형제들도 창사 10주년을 맞이합니다. 창사 10주년의 해에 저희 회사는 새로운 도약을 꿈 꾸고 있습니다. 푸드 딜리버리 업계의 세계 1위 기업과 손잡고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3년전 이데일리가 주최한 포럼에서 예견됐듯이 ICT 산업 분야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고, 시장 변동성도 매우 큽니다. 푸드 딜리버리 시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배달 앱을 포함해서 모든 음식 관련 산업도 ‘푸드테크’로 첨단화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에 글로벌 강자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고 시장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저희는 생존을 넘어 성장을 꿈꾸면서 해외 경영에 도전하려 합니다. 저와 우아한형제들 경영진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에서 탄생시킨 배달의민족이라는 브랜드와 경영 노하우,저희가 선도적으로 시행 중인 각종 푸드테크를 세계 곳곳에 확산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이데일리의 사시 ‘세상을 올바르게, 세상을 따뜻하게’는 저를 포함한 많은 경영자들이 되새겨 봐야 할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인간의 삶이 보다 편안해지도록 IT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경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확한 정보와 깊이 있는 분석,미리 짚어주는 트렌드로 ‘올바른 세상,따뜻한 세상’을 앞당기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이데일리의 창립 20주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