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감정평가 역대급…조합원 분양가도 '껑충'

하지나 기자I 2021.04.19 07:00:00

종전자산 감정평가 3.3㎡당 평균 4454만원…예상보다 10%↑
조합원 분양가도 올라…3.3㎡당 평균 4000만~4500만원 수준
부동산값 상승에 대지지분 큰 공동주택 고평가…상승한 분양가에 희비 교차
분양가상한제 이후 높은 감정평가 선호 추세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3구역의 종전자산 감정평가 결과가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조합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자산가치 상승으로 조합원 분양가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두고 있는 한남3구역은 최근 종전자산에 대한 감정평가 작업을 완료한 뒤 조합원 분양 신청에 돌입했다. 6월7일까지 조합원 분양 신청이 끝나면 내년 3월께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역대 최대 재개발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모습. [이데일리 DB]
한남3구역 감평액 3.3㎡당 4454만원

한남3구역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은 3.3㎡당 평균 4454만원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했던 수준보다 높게 책정됐다. 개별 감정평가 금액은 최고 383억7827만원에서 최저 14만원까지 다양하다.

종전자산 감정평가 금액이 높게 나온 것은 공시지가 및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다만 종전자산 감정평가금액이 올랐다고 해서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조합원 분양가도 함께 오르면서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조합원 분양가는 평당 4000만~45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용 60㎡의 경우 평균 10억원 후반대, 전용 85㎡는 14억원 후반대로 전해진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한남3구역의 경우 전용 85㎡ 기준 당초 조합원 분양가를 12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면서 “결국 감정평가액이 오르면 조합원 분양가도 오르기 때문에 조삼모사격”이라고 말했다.

감정평가 금액이 높아지면서 한남3구역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사업비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기본 이주비 LTV(주택담보대출비율) 40% 이외에 추가 이주비 LTV 60%를 책임 조달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추가 분담금에 대해서도 입주 1년 후 100% 납부 조건을 내걸었다.

조합원내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 조합원은 “같은 아파트인데 한 층 차이로 감정평가금액이 4억원이나 나고, 대지만 갖고 계신 분은 감정평가서 반토막이 났다”면서 “반면 어떤 곳은 공동주택가격이 9억원밖에 안되는데 20억원 넘게 평가된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감정평가의 편차가 심한데다 심지어 조합원 분양가도 올랐다. 두번 죽이는 격”이라고 하소연했다.

감정평가 업계 관계자는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은 거래사례가 반영되다 보니 최근 부동산 가치가 상승한 부분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가 안된 상황에서 이를 반영하는 단독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분양가 높이려다 조합원 분양가 발목”

그동안 재개발 지역의 경우 비례율을 높이기 위해서 낮은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을 선호했다. 비례율은 예상 분양 총수입에서 사업비 총액을 뺀 금액을 종전자산 평가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재개발 사업의 사업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종전자산 평가액이 클수록 비례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다수를 차지하는 소지주(다세대주택 등)의 분양 프리미엄을 챙겨주거나 청산 조합원들을 고려해 대체적으로 낮은 감정평가를 선호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되면서 오히려 높은 감정평가를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김제경 소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높은 감정가격과 조합원 분양가가 향후 일반분양가를 높이는 논리적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이 같은 추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합원분양가가 높아지면 부담이 커져 내야 할 분담금에 큰 차이가 없어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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