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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사우디 놔두고…바이든 "정유사들 조치 취하라" 압박

김정남 기자I 2022.06.16 07:15:55

바이든, 엑손모빌 등 정유사들에 경고
"공급 확대 위한 즉각적 조치 취해야"
러·사우디 놔두고…기업 때리기 논란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정유사들이 기록적인 고수익을 올리면서 국민들의 고통이 악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주요 정유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기름값 부담을 낮추기 위해) 휘발유와 경유, 다른 정유 제품의 생산과 공급을 늘리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렇게 썼다. 공급 확대를 직접적으로 요구한 경고성 발언이다.

이번 서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번다”며 맹비난한 엑손모빌을 비롯해 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셰브런, 필립스66, 마라톤 페트롤리엄, 발레로 에너지 등에 전달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


바이든 대통령은 또 각 정유사들에게 2020년 이후 정제 능력 감소 여부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그랜홈 장관에게 정유사들과 긴급 간담회를 소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엑손모빌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26% 하락한 주당 94.89달러에 마감했다. 셰브런(-1.96%), 발레로(-4.07%) 등의 주가 역시 빠졌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모두가 엑손(모빌)의 이윤을 알도록 할 것”이라며 “엑손은 지난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어들였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잇단 정유사 때리기는 기업 압박 논란을 부른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제유가가 폭등하는 건 세계 3대 산유국(미국·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중 두 나라가 증산에 미온적인 영향이 크다. 정유사들이 어떻게든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에 호응한다고 해도 원유시장 수급 상황을 뒤바꿀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심지어 AP통신은 “정유사들이 추가로 공급을 늘릴 여지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날 서한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불리해진 판세를 뒤집어보려는 정치적인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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