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치닫는 '달님 영창' 현수막 파문…"금도 넘어" vs "역시 대깨문"

이재길 기자I 2020.09.29 00:02:00

與 "경륜 부족에서 비롯…사과하고 현수막 내리라"
김소연 "대깨문, 상상력 풍부…여성 청년 약자 괴롭혀"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김소연 국민의힘 대전 유성을 당협위원장이 지역구에 내건 현수막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친문 지지층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저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내는 반면 김 당협위원장은 과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김 당협위원장은 추석을 앞두고 ‘한가위, 마음만은 따뜻하게’와 ‘달님은 영창으로’라는 문구가 함께 새겨진 현수막 20여개를 지역구 곳곳에 걸었다. 또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소식을 알렸다.

민경욱 전 의원은 해당 현수막 사진을 공유하며 “즐거운 추석 맞으시고 때가 때인 만큼 아이들 재울 때는 모차르트의 자장가를 애창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달님은 영창으로”라고 적기도 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 지지층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을 저격하는 문구라는 비판이 나왔다. ‘달님’이 문 대통령이며 ‘영창’이 군대 내 감옥을 의미하는 영창(營倉)이라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박진영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28일 논평을 내고 “잔망스러운 비유와 조롱이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며 “대통령은 여당 소속에 앞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이기에 금도를 지키라”고 일갈했다.

이어 “경륜의 부족에서 비롯되었음을 이해할 터이니, 국민들께 사과하고 빨리 내려주시기 바란다. 오히려 귀당의 지지율에도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칠 겁니다. 정치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당협위원장은 방을 밝게 하기 위해 방과 마루 사이에 내는 미닫이인 영창(映窓)을 뜻한다고 반박했다.

또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대깨문’이라고 비하하며 “대통령께서 공권력 동원하고 용서하지 않을 수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여성 청년 약자인 저에게 좌표를 찍고 악성 댓글로 괴롭히면 페미니스트 대통령님 속상해한다”며 “대통령님 대노하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으실거죠?”라고 비꼬았다.

아울러 자신을 비판하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 당협위원장은 “대깨문 여러분의 소중한 악성 댓글은, 전부 캡쳐해서 공소시효 만료 전까지 잘 보관할 예정”이라며 “사무실에 욕설 항의 전화 또한 전부 녹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변호사가 대깨문들의 양념질을 그냥 넘어갈 거라 생각하신다면 큰 오산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글에서는 “역시 대깨문들 무슨 국가원수 모독이냐. 상상력도 풍부하다”며 “오버한다. 당신들은 감히 국가원수를 두고 노래랑 엮어 불온한 생각을 한 그 죄를 어떻게들 감당할 거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따뜻한 개천에서 가재, 붕어, 개구리도 한가위 달님 바라보면서 저절로 노래가 나오는 마음만은 따뜻한 명절을 보내라는 덕담을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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