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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유업계 안팎에서 시장 상황이 반영되지 않는 지금의 원유 가격 결정방식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13년부터 시행된 ‘원유가격 생산비 연동제’는 낙농업체의 생산비 증가 요인만을 따져 원유 가격 결정에 반영한다. 시장에서의 수요는 반영되지 않는다. 또 쿼터제로 유업계는 계약을 한 낙농가의 원유 할당량을 모두 사야 한다.
낙농가의 안정적인 생산은 가능하나 유업계의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다. 출산율 감소 등으로 우유 소비가 줄면서 매년 우유 가 남아돌아 일부는 버려지고 일부는 30% 이상 할인 판매하고 있지만 우유 가격은 계속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를 원재료로 만들어지는 요거트나 치즈 같은 유제품, 카페라떼와 같은 커피류, 과자와 빵 등의 가격도 잇따라 오른다. 결국 소비자들도 물가 상승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이런 상황에 대한 셈법을 찾으려고 마련된 첫번째 자리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어보인다. 낙농업계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지금의 높은 물가는 우유 가격이 초래한 것이 아닌 정부 정책의 실패인데 낙농가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시각이다. 원유가격연동제 모두 합의해서 만든 제도인데 이제와서 낙농가만 떼돈을 버는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달부터 오른 원유 가격도 작년에 올릴 것을 코로나19 상황으로 1년간 유예한 것인데, 뒤늦게 이를 또 유예하자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낙농업계에도 억울한 점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시장은 항상 변한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린 상황과 제도를 그간 우리는 많이 겪었다. 결과적으로 현재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유를 사 먹고 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 간 국내 원유 가격은 72.2% 올랐지만 유럽과 미국은 각각 19.6%, 11.8%에 그쳤다. 뉴질랜드는 2010년부터 10년간 원유 가격이 오히려 4.1% 내려갔다. 국민 한 사람 당 흰 우유 소비량도 지난해에 26.3㎏으로 1999년 24.6㎏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금도 수입 멸균 우유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25%이지만 2026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유럽연합(EU)·미국 등에서 들어오는 우유에 관세가 없어지면 그 파장이 어느 정도가 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런 변화된 환경은 제도 개선의 이유로 충분하다. 소비자들은 가격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가격 경쟁력을 잃은 우유를 언제까지 사줄 수만은 없다. 고통분담이 따르더라도 수입 우유에 맞설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공멸하지 않고 함께 살아남을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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