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9)평범한 직장인이 전문가로 거듭나는 비결, 워런 버핏의 말에 답이 있다

류성 기자I 2019.09.28 04:08:37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편집자주]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언제든 퇴사하고 싶을 때 퇴사할 수 있고, 야생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필자는 자신이 누렸던 대기업, 임원, 억대 연봉 등의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40대 중반에 퇴사해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야생에 소프트랜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필자가 ‘발가벗은 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매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만의 Plan B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19)평범한 직장인이 전문가로 거듭나는 비결, 워런 버핏의 말에 답이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생이란 눈덩이(snowball)를 굴리는 것과 같다. 습기를 머금은 작은 눈덩이를 찾는 것과 그것을 평생 굴릴 수 있는 언덕을 발견하는 것이 인생이다. 당신에게 습기 머금은 눈덩이와 그것을 굴릴 긴 언덕은 무엇인가?”

나에게 있어서 스노우볼은 MBA 학위와 코칭 자격증이었고, 스노우볼을 더 크고 빠르게 굴릴 수 있는 언덕은 책을 집필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잘 굴려지지 않을 것 같던 작은 눈덩이가 계속 굴리다 보니 좀 더 큰 눈덩이가 되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거대한 눈덩이로 변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사진 출처: Pixabay]
책을 출간한 후 내 삶에는 작은 변화들이 찾아왔다. 먼저 기업, 기관, 단체 등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그리고 공중파 라디오에도 몇 번 출연할 기회가 생겼다. 또 몇몇 기업교육 회사들은 나에게 강의를 개설하자고 제안했다. 고객을 모집해줄 테니 교육 과정을 만들어 강의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교육 과정을 만들어 강의를 한 적도 있는데, 고맙게도 직장인인 나를 배려해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과정을 개설해주었다.

나는 지금도 명성이 있는 강사는 아니지만, 이때만 해도 아주 설익은 강사였다. 강의 스킬도 부족했다. 하지만 강의를 거듭하면서 실력도 차츰 향상되었다. 무엇보다 이런 경험은 나의 야생성을 기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몇몇 코칭 회사들은 파트너 코치가 되어달라고 제안했다. 또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이때 코칭 업계 최초로 ‘전략 코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축적된 지적 역량을 토대로 두 번째 책 《전략을 혁신하라》를 출간할 수 있었다.

또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칼럼 연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래서 《머니투데이》와 《월간외식경영》에 칼럼을 연재했다. 그리고 틈틈이 강의했던 내용과 칼럼을 토대로 세 번째 책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과 네 번째 책 《인생은 전략이다》를 출간했다. 이후 기업사보와 《동아비즈니스리뷰》 등 경영 전문 매거진에서도 칼럼 집필을 요청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력을 토대로 퇴사 후 현재 《이데일리》와 《한국경제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종종 강의와 코칭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었다. 회사에 매인 몸이라 전부 소화할 수는 없었지만 몇 번 경험하고 나니 책과 칼럼을 쓸 수 있는 콘텐츠가 축적되었다. 그리고 책과 칼럼 내용들은 다시 강의와 코칭을 하는 데 자양분이 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선순환은 시간이 갈수록 복리 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믿는다.

무엇을 하든, 어떤 분야에서든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싶은 사람, 전문가가 되고 싶은 사람, 그리고 내 이름 석자만으로 회사 안과 밖에서 모두 통하는 진짜 역량, 즉 ‘발가벗은 힘’을 기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먼저 스노우볼을 만들라고 권한다. 스노우볼은 자격증이 될 수도 있고, 책이나 칼럼을 쓰는 것이 될 수도 있고, 재능 기부로 하는 무료 강의가 될 수도 있다.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된다.

임상심리학자 로버트 마우어는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이라는 책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작게, 더 작게, 아주 작게 시작하라’고 말한 바 있다. 변화하기 위해서는 뇌가 놀라지 않는 선에서 작은 실천을 이어가야 하며, 이것이야말로 부작용도 덜한 ‘스몰 스텝 전략’이라고 소개한다. 요지는 부담 없는 그 한 걸음으로 인해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스몰 스텝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잘게 쪼개는 것이 좋다. 하루 10분간 명상을 하는 것이 목표인데 시작하기가 힘들다면 처음에는 1분부터 시작하고, 하루 50회 팔굽혀펴기 하는 것이 목표라면 처음에는 5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책을 쓰고 싶다면 하루에 한 장 쓰기부터 시작하고,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신문에 나오는 ‘오늘의 생활영어’부터 외우고, 건강을 챙기고 싶다면 평소보다 잠을 1시간 일찍 자고, 살을 빼고 싶다면 오늘부터 야식을 끊으면 된다.

빈센트 반 고흐는 “위대한 성과는 소소한 일들이 모여 조금씩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천 리 길을 걷는 것도 반드시 한 걸음을 떼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나의 스노우볼인 코칭 자격증도 코칭 공부라는 스몰 스텝이 모여 이루어졌다. 2011년 미국에서 코액티브 코칭 및 자격 과정을 수강한 것이 계기가 되어 코칭 자격증을 3개나 취득하게 되었고, 이후 성격심리 진단 관련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첫 책을 집필하게 되었으며, 각종 매체에 칼럼을 집필하면서 또 다른 책을 쓸 자산을 축적하게 되었다. 이후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겠다 싶어 박사 과정을 밟게 되었고, 지금은 퇴사해 집필, 강의, 코칭, 컨설팅 등을 주업으로 하는 지식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나의 스노우볼은 매번 반복의 힘을 통해 점점 커져왔다.

또 이렇게 쌓인 지적 역량은 상호 선순환하면서 자가증식을 한다. 내가 전에 다녔던 회사의 몇몇 동료들은 경영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회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강의나 컨설팅을 하고 있다. 나의 가까운 지인 또한 나에게 자극을 받아 책을 출간했고, 이후 직장에 다니면서 활동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다. 평소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온 한 지인은 자신이 원하던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했고, 이후에도 계속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에게는 영어 공부가 스몰 스텝이고, 원하던 회사로 이직한 것이 스노우볼이었으리라. 굴지의 대기업을 다니다 퇴직한 한 지인은 정부가 운영하는 창업스쿨에서 1년 동안 체계적으로 공부를 한 후 정부지원금을 받아 창업을 했고, 지금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그에게는 서두르지 않고 창업스쿨에서 1년간 체계적으로 공부한 것이 스몰 스텝이고, 정부지원금이 스노우볼이었으리라.

결국 스노우볼을 만들고 굴려가는 것은 자아실현을 해가는 과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과정을 통해 인간이 궁극적으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MBA를 공부하고, 코칭을 공부하게 된 것은 내겐 행운이었다. 또한 MBA와 코칭 자격증이라는 스노우볼을 더 크고 빠르게 굴릴 언덕으로 책을 집필하겠다고 마음 먹고 실행에 옮긴 것 또한 정말 잘한 일이었다.

‘발가벗은 힘’을 갖추고 싶은가? 그렇다면 독자 여러분도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나의 스노우볼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굴릴 언덕은 무엇인가?’

◇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

전략 및 조직변화와 혁신 분야의 비즈니스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ICF(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ACC),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발가벗은 힘》,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