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G 현장]獨 'ESG 모범국'될 수 있었던 배경은

김영수 기자I 2021.05.06 06:00:00

무디스 ESG 평가 1등급 획득..‘탄소중립’ 강력한 정책 시행
바스프·BMW·알리안츠 등 기업들 자발적 ESG 활동 주효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203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건 글로벌 1위 화학기업 바스프(BASF SE)는 2019년 환경보호관련 운영비용에만 10억 유로(약 1조3500억원)를 투자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켐리사이클(ChemCycling) 프로젝트를 통해 자원선순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다우케미칼, SKC 등 전 세계 80여개 기업 및 단체와 연계한 폐플라스틱 감소목적의 ‘플라스틱 폐기물 근절을 위한 동맹(Alliance to End Plastic Waste)’ 프로젝트에는 12억 유로의 예산을 배정하기도 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BMW는 2030년까지 2019년대비 생산공정에서는 80%, 사용단계에서는 40% 이상, 공급망 내에서는 최소 20%의 탄소배출 감축을 이행할 계획이다. 이와 맞물려 2022년 독일 내 모든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중 25% 이상을 전기차에 할당할 방침이다.

▲독일 뮌헨에 있는 BMW 본사 전경. (사진=BMW)
500명 초과 기업 및 금융기관에 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시 의무화를 시행한 유럽연합(EU) 내에서도 독일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ESG 평가 1등급을 획득한 ESG 모범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 KOTRA가 지난 2일 펴낸 보고서(독일 ESG 최신 동향)에 따르면 독일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했던 2020년 목표를 초과 달성했으며 2030년까지 1990년대비 55% 감축을 목표로 기후보호 프로그램에 2030에 합의,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강력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독일이 ESG 모범국가로 도약하는데는 자국 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경영활동이 주효했다. 실제 바스프, BMW, 메르세데스-벤츠, 알리안츠 등 독일의 대표적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 혹은 그 이전부터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보고서를 자발적으로 발간했다.

한국 내에서도 사업비중이 큰 바스프는 1973년부터 사회보고서, 1989년부터 환경보고서를 발간했으며 2003년부터는 두 요소를 통합한 기업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화학으로 더 좋은 인연을 만든다’라는 바스프의 사훈은 지속가능성 추구를 내포하고 있다.

▲2019년 바스프 기업 목표 및 달성 유무. (자료: 바스프)
본사 이사회장인 마틴 브루더뮐러는 기업의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산업체계가 지속가능성을 향해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정책구조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기업지속가능성이사회(Corporate Sustainability Board)를 구성하고 기업의 세부 목표를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와 연계설정해 경영 전반에 ESG 관련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2016년 최고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상을 받은 BMW는 2004년부터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기준을 적용해 지속가능성 관련 요소들을 보고해왔다. 2001년부터 2년에 1번씩 발간하던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2012년부터 매년 발간하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지난해 프리미엄 제조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재정보고서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합친 국제통합보고위원회에 기반한 통합보고서를 발간했으며 2020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동종업계 내 선두주자를 차지했다.

▲BMW그룹 리포트 2020. (자료=BMW)
벤츠는 구체적으로 지난해 11월 탄소중립화 목표를 위해 가이드라인에 따라 인증된 광산에서만 생산되는 코발트와 리튬이 포함된 배터리 셀만 공급한다고 밝혔다. 콩고 광산에서 생산되는 코발트는 인권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배터리 원료 중 하나다.

앞서 ‘Ambition 2039’이라는 전동화 전략을 내건 벤츠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의 비율을 50%로 확대하고 2039년까지 모든 차량의 전동화를 달성할 방침이다. 또 주요 협력업체 선정 시에도 탄소 배출량을 핵심 기준으로 설정하고 2039년 이후부터 탄소중립제품 공급사와만 계약을 유지할 계획이다.

▲독일 뮌헨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본사.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세계 최대 보험금융사 중 하나인 알리안츠도 2003년도부터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알리안츠는 이사회, 실무진, 그리고 글로벌·로컬 단체들을 아우르는 전략적 ESG 프레임워크를 담당하는 기업책임관리팀을 구성해 기업 전반에 효율적으로 ESG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안수언 KOTRA 독일 함부르크 스페셜리스트는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가장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특히 독일을 포함한 EU가 정책적으로 기업의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독일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ESG 요소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