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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제작 총괄 최진희, CJ 떠나 홀로서기…판도 변화 일으킬까 [종합]

김보영 기자I 2021.12.28 05:55:00

최진희 전 스튜디오 드래곤 대표, 11월 CJENM 퇴사
독립 법인 설립 관측…최 전 대표 "거취 안 정했다"
인맥·적극성 바탕으로 CJENM 드라마 제작 성장 견인

최진희 전 스튜디오드래곤 대표.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253450)의 성장을 견인했던 최진희 전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사진)가 홀로서기에 나섰다.

스튜디오드래곤을 굴지의 제작사로 만든 데 이어 CJ ENM 영화·드라마 총괄을 맡아왔던 최 전 대표 저력의 비결로 업계 관계자들은 ‘풍부한 네트워크’를 꼽는다. 탄탄한 인맥을 바탕으로 작가, 감독 등 유명 크리에이터들과 친분을 구축해 왔다는 것이다. 최 전 대표와 함께 ‘인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K콘텐츠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등의 경쟁 판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최 전 대표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월 CJ에 사직서 제출…최진희 “거취 안 정했다”

27일 복수의 연예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진희 대표는 최근 CJ ENM을 퇴사했다. 최진희 대표는 현재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한 독립 법인을 설립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CJ(001040)그룹 측은 이데일리에 “최진희 전 대표가 이번 CJ 임원진 인사와 무관하게 11월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최 전 대표는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난 11월 퇴사를 한 것은 맞지만 향후 거취에 대해선 정한 바가 없다”며 “아직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적잖은 추측들이 나올 정도로 최 전 대표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CJ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업계에선 최 전 대표가 다른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됐다. 최 전 대표가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CJ ENM의 드라마 제작 발전을 이끈 주역으로 꼽힌 만큼 다시 김성수 대표와 손을 잡지 않겠느냐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최 전 대표가 드라마 제작을 위한 법인을 따로 설립할 것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그간 주요 드라마 제작 관련 업무를 도맡으며 쌓은 작가들과의 폭넓은 인맥, 작품들의 성공으로 얻은 투자자들의 신뢰가 있는 만큼 직접 제작사업에 나서도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 전 대표가 처음부터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관련 일을 한 건 아니다. 성신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인섹(INSEEC) 경영대학에서 광고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은 최 전 대표는 1993년 덴츠영앤드루비컴에서 광고제작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대우영상사업단으로 옮겨 외국 영화를 수입하다 온미디어 콘텐츠 구매팀장으로 근무했고, 온미디어가 CJ에 인수되면서 CJENM 콘텐츠사업본부장, 드라마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최 대표는 CJ ENM 드라마사업부에서 ‘미생’ ‘오 나의 귀신님’ 등 드라마 제작을 총괄했으며 2016년 CJ ENM 드라마사업부가 분사하며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7년 11월 스튜디오드래곤 코스닥 상장까지 이끈 그는 당초 임기는 2022년 3월까지였으나, 지난해 7월 CJ ENM 영화·드라마 총괄로 새롭게 자리를 옮겼다.

인재 적극 영입…전문가 협업 통해 콘텐츠 질 개선

국내 A 드라마·영화 콘텐츠 제작사 대표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실적 상승 및 성장은 좋은 인재를 발빠르게 알아본 최 전 대표의 안목과 화려한 인맥, 협업 등을 동원해 이들을 적극 영입한 행동력에서 비롯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최 전 대표는 스튜디오드래곤 대표 재직 당시 문화창고(박지은 작가), 화앤담픽처스(김은숙 작가), KPJ(김영현, 박상연 작가), 지티스트(노희경 작가) 등 스타 작가들이 소속된 국내 주요 제작사를 인수해 2019년 2분기 기준 총 183명에 이르는 국내 최고 크리에이터 군단을 보유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국내를 넘어 해외 콘텐츠 수출 판로까지 성공적으로 확보할 수 있던 것도 코스닥 상장 이후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제작사 및 플랫폼들과 접촉하고 협업한 그의 적극성이 토대가 됐다는 설명이다.

외연을 넓히는 것뿐 아니라 내부 콘텐츠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도 많은 신경을 썼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이들과 협업을 통해 끊임없이 콘텐트 질을 높이려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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