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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워라인 시대, 직장인의 스마트한 인생 전략

류성 기자I 2019.10.05 04:08:37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편집자주]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언제든 퇴사하고 싶을 때 퇴사할 수 있고, 야생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필자는 자신이 누렸던 대기업, 임원, 억대 연봉 등의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40대 중반에 퇴사해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야생에 소프트랜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필자가 ‘발가벗은 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매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만의 Plan B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20)워라인 시대, 직장인의 스마트한 인생 전략

회사에 다닐 때 나는 사내 강사로, 그리고 회의나 교육 등의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로 활동했다. 이때 강사 양성을 담당하는 팀에서 내게 강의를 의뢰한 적이 있다. 회사와 전체 계열사의 사내 강사 및 퍼실리테이터 약 300여 명을 대상으로 특강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전체 강사 중 책을 쓴 사람은 내가 유일했고, 전문코치 자격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강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튼 그 강의는 사내 강사와 퍼실리테이터들의 활동과 자기계발을 독려하기 위한 자리였는데, 강의를 통해 동기부여가 되도록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고심 끝에 <직장인의 스마트한 인생 전략: 내가 생각하는 조직에서의 자기계발>이라고 제목을 정하고 강의를 준비했다. 청중이 강사와 퍼실리테이터들이라서 나는 다른 어느 때보다 떨리는 마음으로 강의를 풀어갔다. 강의 시작과 동시에 나는 청중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하십니까?”

그러자 몇 사람이 “네!”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에 나는 이렇게 화답했다.

“이 활동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 활동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분들은요. 그러나 행복해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시면 좋겠어요. 누구나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닐뿐더러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신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은 인생 후반부에 큰 차이가 날 수 있으니까요.”

그러고 나서 내 소개를 간략하게 했다.

“저는 회사 일과 자기계발을 즐기며 제2의 인생 설계에 대해 스마트한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행해나가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이후 내가 왜 자기계발을 열심히 하게 되었는지, 각종 자격증들은 왜 취득하게 되었는지, 책은 왜 쓰게 되었는지, 어떤 꿈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 워라밸은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내적 동기가 불러일으키는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조곤조곤 풀어나갔다. 다행히 청중들은 내 이야기를 몰입해서 들어주었다.

내가 그 강의에서 했던 말은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여러분은 총 연봉을 어떻게 산정하나요? 저는 이렇게 산정합니다. 제 급여에 회사에서 받은 교육비를 합치는 거죠. 여러분이 받으신 2박 3일의 퍼실리테이션 교육 과정 또는 여타의 교육들을 개인적으로 수강하려고 하면 꽤 비싼 돈을 내야 한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2박 3일짜리 교육은 100만 원이 넘어가기도 합니다.”

“‘Make the most use of it!’, ‘무엇인가를 최대한 활용한다’라는 뜻입니다. 회사도 성과를 내기 위해 직원이라는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고, 직원들도 회사에서 제공하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와 직원이 윈윈(win-win)하게 됩니다. 저는 회사에서 지원하는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지원으로 유학(MBA)을 다녀왔고, 회사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교육들을 꾸준히 수강하고 있으며, 회사에 다니면서 여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회사는 나의 재능을 테스트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무대이자 연습장입니다. 누가 이렇게 제 강의를 들으라고 많은 분들을 모아주겠습니까? 누가 여러분께 1박 2일간 워크숍을 진행해달라고 시간을 내주겠습니까? 그러니 감사하고 이 시간을 잘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공부는 날 배신하지 않는다!’ 제가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 조직은 날 배신할 수도 있지만, 공부는 배신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이 자리에 공부하러 온 거잖아요. 오셔서 하나라도 얻어 가는 분이 이기는 겁니다.”

[사진 출처: Pixabay]


“그런데 공부, 즉 자기계발을 지치지 않고 하려면 내적 동기 외에 훌륭한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사내 강사나 퍼실리테이터 활동을 실적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하는 경우와 이왕 하는 것, 회사와 참가자들을 위해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하고 자기 자신의 역량 향상을 위해 제대로 해보겠다고 결심하고 하는 경우에는 분명 결과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을 던졌다.

“나는 스스로에게 어떤 동기부여를 하며 사는가?”

“이 활동에 부여하는 나의 훌륭한 목적은 무엇인가?”

“이 활동을 통해 내가 얻으려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그 가치를 무엇으로 승화시키고 싶은가?”

“지금 이 순간, 내 가슴은 뭐라고 말하는가?”

그리고 내가 정의내린 ‘직장인의 스마트한 인생 전략’을 청중과 함께 읽으며 강의를 마쳤다.

4말5초 시대, 직장인의 스마트한 인생 전략이란!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성장하고, 이를 통해 회사도, 나도 성장시키는 윈윈관계를 구축하며, 회사에서 쌓은 역량을 제2의 인생 설계와 연계하는 것! 또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상호 성장 관계를 구축하는 것! 다만 내적 동기, 훌륭한 목적에 의한 계획에 따라 행동할 때 퍼포먼스가 달라지고 삶이 훨씬 행복해짐!”

긴장하면서 준비했던 강의가 끝나고 박수소리가 이어지자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다행히 주최 측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듯 꽤 만족스러워했다.

‘강의를 듣고 동기부여가 되었다’, ‘책을 쓰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사내 강사와 퍼실리테이터 활동을 더 열심히 하겠다’, ‘자기계발을 더 열심히 하겠다’ 등 반응이 다양했다. 개인적으로 감사의 메일을 보낸 사람들도 있었다. 그중 몇 사람은 그룹 멘토링을 요청해 몇 번 만나 저녁식사를 하면서 멘토링을 한 적도 있다.

회사에서 마련해 준 무대에서 나는 미래 준비를 위한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발가벗은 힘’을 갖출 수 있었으며, 퇴사 후 야생에 나와 전문가로 연착륙할 수 있었다.

‘워라인(work + life integration: 일과 삶의 통합)’ 시대, 직장인의 스마트한 인생 전략이란 뭘까? 하루의 3분의 1을 보내는 회사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찾는 것이다. 당신은 어떠한가? 회사라는 무대 위에서 ‘스마트한 워라인’을 하고 있는가?

◇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

전략 및 조직변화와 혁신 분야의 비즈니스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ICF(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ACC),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발가벗은 힘》,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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