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항구 칼럼니스트] 선진국 경기 침체가 수입 수요를 위축시켜 중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큰 폭으로 둔화되자 선진국 자동차업체들은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미국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렇지만 선진 자동차업체들의 중국 전기자동차시장에 대한 관심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전기자동차시장이자 생산기지로 부상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선진 자동차업체들은 중국에서의 전기자동차와 핵심부품 생산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업체의 투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자동차산업 육성 의지와 함께 세계 유수의 컨설팅업체들이 중국의 전기자동차 수요 전망, 토종업체들의 경쟁력과 소비자들의 구매 의향 등에 관한 보고서들을 연이어 출간하면서 가열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 일각에서는 중국 전기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이 이미 우리나라를 추월했고, 앞으로 그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판매된 고속 전기자동차는 5579대에 불과했으며, 대부분을 공공부문이 구매했다. 이러한 판매 부진은 양산 설비와 충전 하부구조도 미비하거니와 소득에 비해 높은 가격도 구매에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정부는 중국 토종업체들이 전기자동차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자 배터리와 모터 등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분야의 경쟁력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일갈하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중심의 신에너지자동차산업정책의 변경을 발표하기 직전에 개최된 한중 세미나에서도 중국의 자동차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자동차산업의 문제점을 열거한 바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 연구 전문기관인 파이크 리서치(Pike Research)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업체의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의 LG화학과 SB 리모티브를 1위와 7위에 등재시킨 반면 중국 전기자동차산업의 선두주자인 BYD는 9위에 올려 놓았다. 맥킨지 컨설팅은 중국의 전기자동차 기술역량이 부족하지만 조기 상용화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분석했다.
아직까지 중국 정부와 자동차 전문가들, 그리고 대부분의 컨설팅업체들은 중국 전기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그 동안 수세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선진 자동차업체들이 중국 전기자동차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이유도 중국 토종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여 기선을 제압하고, 중국을 전기자동차의 역혁신기지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전기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과대 평가하기 보다는 최근 국내 곳곳에서 들려오는 전기자동차 전략과 정책의 파열음을 봉합하는데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 전기자동차산업의 갈 길이 아직 먼데 벌써부터 날이 저물고 있지 않나 심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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