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쳐질 수 없다'…코스닥 상장사도 속속 ESG 강화 행보

권효중 기자I 2021.04.19 00:11:11

마크로젠, 한국테크놀로지 속속 ESG위원회 설립
"선진 경영기법 도입, 사회공헌 활동 등 중점"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최근 자본시장 안팎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코스닥 상장사들 사이에서도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ESG 강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우 코스피와 달리 공시 의무 등 의무화된 규정이 없지만, 주주 가치 보호 등을 위한 움직임의 하나로 이러한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마크로젠·한국테크놀로지 ESG위원회 잇따라 신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한 것은 마크로젠(038290)한국테크놀로지(053590) 등 총 2곳이다.

마크로젠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유 사외이사는 같은 날 ESG위원회 위원장으로도 추천돼 해당 직책을 맡게 됐다.

마크로젠에 이어 한국테크놀로지도 지난달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 양사의 이사회 산하에 ‘통합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문강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겸 한국테크놀로지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위 사례처럼 코스닥 기업들이 올 들어 ESG 경영을 위한 자체적인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코스피(유가증권) 상장사과 비교해 규제나 법제화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1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기업공시 제도 종합 개선방안’에 따르면 오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에 대해 ESG 공시(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의무화하고 2030년까지 전체 상장사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규정 의무화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어서다.

의무화된 사항은 없음에도 선제적인 결정을 내린 코스닥 상장사들은 주주 가치와 더불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ESG를 염두에 두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마크로젠의 경우 유 전 장관이 보여온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역량, 과학인으로서의 행보 등을 기반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위한 활동을 추진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국테크놀로지도 ESG위원회를 통해 사회 공헌 활동 등을 늘리고 주주 가치 등에 직결된 사안을 위한 논의 기구로 이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이 밖에도 정기주주총회 등을 통해서 나온 주주들의 의견을 고려해 주주 가치와 지배구조를 중점에 두고 ESG위원회와 논의도 거치겠다는 방침이다. 주주들은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간이합병 추진을 요구해왔고 이에 대해 회사 측이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문강배 ESG위원장을 비롯해 ESG위원회 위원들과의 검증을 통해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속적 성장·책임경영 위한 선택”

코스닥 상장사들의 ESG 강화 행보는 기업 입장에서도 장기적인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유전체 분석에 역량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세계적인 ESG 경영 추세와도 발을 맞추고자 했다”며 “회사가 자체적으로 과학자상, 여성과학자상 등을 통해 과학 인재를 양성해온 경험 등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 경영에 힘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테크놀로지 관계자 역시 “ESG 경영이 화두인 상황에서 회사 역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필요한 선진 경영의 기법으로 여겨 ESG위원회 설치를 결정했다”며 “대우조선해양이 추진 중인 풍력발전 사업과도 연관이 있고 각종 사회 공헌 활등 등이 책임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테크놀로지 ESG위원회는 지난 15일 대한체육회와 협약을 통해 하키 유망주들에 대한 후원에 나서며 공식 행보를 시작하기도 했다.

협회 차원에서의 움직임도 주목할 요소다. 코스닥협회는 올해 사업 계획에서 중소기업에 맞는 ESG 모델을 개발하는 등 ESG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협회 관계자는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코스닥 시장의 현실을 고려해 ESG 교육 등을 시작으로 ESG를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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