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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손정민 父 "수영이라니"..표창원 "알코올 영향 확인해야"

박지혜 기자I 2021.05.19 00:23:1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 씨 아버지는 경찰이 “사건 당일 한 남성이 한강으로 들어갔다”는 목격자 진술 확보 소식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국내 1호 프로파일러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표 소장은 지난 18일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경찰은 (손 씨와 친구 A씨의) 40분 행적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것을 밝힐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는 CCTV 등 영상장비일 거다. 또는 누군가 셀카를 촬영하다 우연히 촬영이 됐다든지 혹은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혔다든지(인데) 지금 그것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에서 목격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손 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그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오전 3시40분께에서 한 시간가량 지난 4시 40분께 실종 장소 근처에서 낚시를 하던 일행 7명이 스스로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한 남성을 봤다고 이날 밝혔다.

목격자들은 “(남성이) 술을 많이 마시고 수영하러 들어가나 보다 생각해서 위험하지 않다고 봤다”며 “수영하듯이 양팔로 휘저으면서 강 쪽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제보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조사와 함께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입수자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추가 목격자 확보와 주변 CCTV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강경찰대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고 손정민 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에 대해 표 소장은 “주관적인, 심리적 요소로 보자면 (손 씨) 유족 측에선, 아버님 같은 경우는 ‘우리 아들은 절대로 물을 싫어한다’, ‘자발적으로 물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극구 부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 씨의 아버지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경찰 발표를 언급 “갑자기 오늘 새로운 목격자 얘기가 속보로 나오고 사방에서 연락이 왔다. 목격자의 존재도 황당하지만 새벽에 옷 입고 수영이라니 대답할 가치가 없었다. 안 믿고 싶지만 벌어지는 정황들이 또 저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했다.

표 소장은 “(실종 전 술을 마신 손 씨가) 알코올의 영향으로 평소에 하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이냐는 의문이 하나 있고, 그것과 상관이 없다면 아마 이 남성은 손 씨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목격 진술로만 신원이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목격 진술이 손 씨와 맞닥뜨려질 수 있는지, 낚시꾼들이 찍은 사진, 그 시간 메타데이터 내에 있는 시간 방향성, 그다음 손 씨 행적과 시간관계상, 위치상, 각도 상 맞닥뜨려지는지, 제3의 사람은 없을 것인지 이런 부분들이 추가로 확인되어야만 (목격자 진술과 손 씨 사망 사건이) 관련된 것인지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고 손정민 씨의 아버지가 휴대전화에 담긴 아들의 생전 모습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뉴스1)
표 소장은 이 사건에서 프로파일로서 주목하는 점은 ‘술’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 사망한 손정민 씨, 그리고 친구 A씨, 혹은 제3자가 개입됐다면 그도 한강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신 사람 중의 하나일 것”이라며 “우선 알코올을 소화 가능한 양 이상으로 섭취하면 대뇌에 올라가서 가바수용체에 알코올 분자가 붙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도파민이라든지 신경전달물질이 막 분비되면서 기쁘고 행복한 생각이 들게 되는데 조금 이따가 마치 조증처럼 다양하게 과잉행동이 나오고 감정도 격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 현상은 소뇌가 위축이 된다. 그래서 균형이 잘 잡히지 않고 밸런스가 무너지게 된다. 몸에 근육에 대한 조절능력도 상실하게 되고 그래서 비틀거리거나 헛디디거나 이런 현상도 발생하고 기억상실, 해마에 영향을 줘서 기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기억나지 않는 일들이 많이 나타난다. 과연 어느 정도 음주가 있었고 음주상태에서 어떤 상호 간 행동이 있었는지 이게 관건”이라고 했다.

앞서 손 씨의 아버지는 한 매체를 통해 “경찰로부터 통보받은 혈중알코올농도의 정확한 수치를 알리고 싶지 않다”며 “다만 면허취소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8%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된다.

A씨 측 법률대리인도 ‘구체적 경위를 숨겨왔다’는 지적에 “A씨와 가족은 진실을 숨긴 게 아니라, A씨가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는 게 별로 없었기에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표 소장은 이날 목격자의 제보가 공개된 이유에 대해 “제가 확인한 바로는 일단 이 남성들의 연락처와 신원 확인이 대단히 늦게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분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분들이 찍은 사진들을 검증해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 역할은 언론이 아니다. 있는 사실 그대로 다 공개하는 역할이 아니다. 확인된 것 모두를 종합하고 분석해서 첫째로 이 사건이 범죄사건 공권력이 투입되어야 할 형사적 사건인지 아닌지가 확인이 되어야 한다. 형사적 사건이 아닌 것에 경찰 공권력이 투입돼선 안 된다.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형사소송법상 금지된 사안”이라며 “하지만 이 사건은 처음에 실종으로 시작되었고 변사 사건이다. 변사 사건에 내사가 이뤄져서 타살 혐의점이 없다면 내사 종결 처리하고 더 이상 수사를 할 수 없다.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목격자가 있고 여러 제보가 있고 또 증거들이 있다. 이 부분을 ‘언론이 어디서 확인해서 기사 보도를 했는데 왜 경찰이 안 밝히느냐’ 이렇게 이야기하면 수사할 수가 없다. 이 부분은 양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손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는 목격자들이 본 남성의 입수 지점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잠들었다가 오전 4시27분께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입수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또 손 씨 양말에 묻은 흙 성분도 분석하고 있다. 만약 해당 입수자가 손 씨라면, 수심이 얕은 곳을 걸어갈 때 묻은 흙 성분이 나올 것으로 보고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아울러 입수자가 손 씨가 아닌, 또 다른 실종 신고가 들어온 제3의 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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