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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프로레슬링 WWE, 국내 방송사 항의 받고 욱일기 지웠다

이석무 기자I 2019.12.10 12:02:47
지난 3일 WWE 프로그램 RAW에서 욱일기 배경화면에 맞춰 등장하는 일본인 선수 토자와 아키라. 사진=IB스포츠 화면 캡처
IB스포츠의 공식 항의를 받은 WWE가 10일 방송된 자사 프로그램 RAW에서 토자와 아키라의 욱일기 등장 배경화면을 수정했다. 사진=IB스포츠 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가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문양을 사용했다가 국내 방송사 항의를 받고 공식 사과한 뒤 이를 수정했다.

WWE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3일 방송된 자사 프로그램 ‘RAW’에서 일본 선수 토자와 아키라의 등장 장면에서 대형 스크린에 욱일기가 담긴 화면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 장면은 국내 중계권을 가진 IB스포츠 생중계에도 고스란히 소개됐다.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IB스포츠는 발빠르게 WWE 측에 공식 항의 메일을 보냈다. WWE도 곧바로 반응했다. 토자와 아키라의 등장 영상과 경기 복장 등에 담긴 욱일기 문양을 수정하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WWE 관계자는 “IB스포츠의 조언에 따라 우리는 토자와 아키라의 등장신과 복장을 수정하겠다”며 “(우리가 몰랐던)사실을 알려준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메일을 통해 밝혔다.

실제로 지난 3일 RAW 등장 퍼포먼스에서 드러난 욱일기 배경은 10일 열린 RAW에서 그냥 불이 타오르는 영상으로 바뀌었다. 경기복에 그려졌던 욱일기 문양도 사라졌다.

IB스포츠 관계자는 “앞으로 욱일기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더욱 철저한 모니터링을 약속 드린다”며 “아울러 불합리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태양 주위에 퍼져 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 군대의 상징이었다. 욱일기라는 이름도 ‘아침 해가 떠오르는 기세로 제국을 이룬다’는 일본 제국주의 사상을 담고 있다.

욱일기는 독일 나치 상징인 갈고리 십자가 문양의 ‘하켄크로이츠’와 함께 전쟁 범인들이 만들고 사용한 ‘전범기’다.

독일은 전쟁을 일으킨 잘못을 뉘우치고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철저히 금지시키고 있다. 반면 일본은 여전히 자위대 군기로 욱일기를 사용 중이다. 스포츠 경기 응원기나 각종 상품의 마케팅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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